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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최지은의 눈에는 감출 수 없는 실망감과 죄책감이 담겨 있었다. 강도윤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 시선을 거두더니 나지막이 이현승에게 물었다. “언제 도성으로 돌아갈 거야?” 이현승은 그의 말을 듣고 시간을 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밤 떠날 거야.” “이태오 약혼 때문에 할아버지께서 이씨 가문의 모든 자손이 참석해야 한다고 하셨거든. 내일은 내부적으로 양가 친척들이 만나는 날이고 그 후에 손님들을 초대해서 약혼식을 올릴 예정이야.” 최지은은 이태오라는 이름을 듣자 고개를 들었다. 이태오? 그녀는 이 이름을 기억했다. 최지유의 책장에는 개인 인터뷰 잡지가 놓여 있었는데 그 표지의 첫 페이지에는 이 사람이 있었다. ‘혹시 언니가 말했던 자신이 아니면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했던 사람이 이태오였을까?’ 이태오는 이씨 가문을 장악한 사람으로서 여러 숙부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가문 내부의 싸움에서 승리한 자였다. 이태오는 수단이 매섭고 잔혹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최근 몇 년간 그의 삼촌들을 완전히 눌러서 함부로 나서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는 모두가 인정하는 강자였다. 최지은은 최지유가 늘 능력이 강한 사람을 동경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만약 언니의 마음을 흔들었던 사람이 이태오라면 이해할 만도 해.’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이태오는 그의 숙부들에게 시달렸다. 만약 그가 최지유와 사귄다면 소문이 퍼지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이태오 같은 사람이 그녀의 언니를 사업적으로 도와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최지은은 이해할 수 없었고 머릿속에는 많은 질문이 쌓였다. ‘이현승은 이씨 가문 사람이니 아마 조금은 알고 있지 않을까?’ 그녀가 입술을 달싹이며 물어야 할지 망설이고 있을 때, 이현승과 잡담을 나누던 강도윤이 그녀에게 시선을 돌려 나지막이 말했다. “묻고 싶은 게 있으면 나중에 나한테 따로 물어봐.” 최지은은 알았다고 대답하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녀는 사실 그렇게 직설적으로 물어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강도윤이 그렇게 말했으니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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