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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낯선 감정이 가슴 한구석을 스치며 아무런 이유 없이 애틋하고 그리운 마음을 불러왔다. 강도윤은 시선을 돌려 이런 복잡한 생각들을 애써 감추려 했다. 그가 움직이자 쓰레기봉투 입구가 조여들며 접시에 묻은 기름이 바닥에 뚝 떨어졌다. “아...” 최지은은 불만을 터뜨렸다. 강도윤은 그제야 시선을 돌려 바닥의 기름 자국을 발견했다. 조금 전까지 부드러웠던 최지은의 눈가에는 불만이 담겨 있었다. “기름 자국이 바닥에 묻으면 청소하기 어려워요.” “미안해.” 강도윤은 사과하며 서둘러 말했다. “내가 바로 치울게.” 그는 휴지를 몇 장 뽑아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최지은은 잠시 멍해지더니 말했다. “설거지 다 하고 나면 세제로 한번 닦을게요. 먼저 나가세요. 괜히 슬리퍼에 기름이 묻어서 온 집안에 다 발라놓을까 봐요.” 강도윤은 몸을 일으키며 눈썹을 살짝 올렸다. 왠지 자신이 걸림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남은 음식이 담긴 쓰레기봉투를 손에 든 채 그는 부엌을 나오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럼 먼저 나가서 쓰레기 버리고 올게.” 최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강도윤은 그녀의 대답을 듣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이런 생활도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최지은은 계속해서 설거지에 집중하며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았다. 설거지를 마치고 식탁을 닦은 후 그녀는 부엌으로 돌아가 바닥의 기름 자국을 처리했다. 이때 최지유의 전화가 걸려왔다. 최지은은 전화를 받으면서 바닥을 닦았고 최지유와 업무에 관해 이야기했다. 분명 최지유가 전화를 걸었음에도 그녀는 대부분 침묵했고 최지은이 대화를 이어갔다. “언니, 이씨 가문에서 최씨 가문에 청첩장 보냈어?” 최지은은 답답한 마음에 마음속으로 꾹꾹 참고 있었던 질문을 했다. “보냈어. 도성에서 이름 있는 집안이라면 다 이씨 가문의 청첩장을 받았을 거야.” 약혼식만 해도 이렇게 성대한 걸 보면 이씨 가문이 이 혼사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럼 언니도 가?” 이 질문을 하자마자 최지은은 자신도 모르게 혀를 깨물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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