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5화
최지은이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최지유는 이미 출근용 정장을 입고 식탁 앞에 앉아 있었다.
그 모습에 최지은은 멈칫하더니 조심스레 물었다.
“언니, 오늘 회사에 가?”
최지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잠깐 들를 일이 있어.”
“하지만 오늘은...”
최지은은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오늘은 이태오의 약혼식 날이었다.
최지유는 시계를 한 번 흘긋 봤고 얼굴에 전혀 미련이나 슬픔 같은 건 비치지 않았다. 그녀는 늘 그렇듯 담담하고 차분했다.
“일 마치고 바로 이씨 가문 저택으로 갈 거야.”
그리고 고개를 들어 물었다.
“너는 강도윤이랑 같이 갈 거야?”
최지은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도윤 씨가 데리러 온대.”
그러자 최지유는 미소를 지으며 가방에서 명함을 한 장 꺼내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럼 이씨 가문 저택에 가기 전에 스타일링 좀 받아. 오늘은 네가 꽤 눈에 띌 수도 있어.”
최지은이 다가가 명함을 들여다봤는데 거기에 ‘조민규’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조민규는 연예계에서 손꼽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다. 각종 시상식이나 파티에서 ‘전설의 메이크업’을 보여준다고 불릴 만큼 이름이 자자했고 최지유와도 오랜 친구 사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그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성적 지향을 밝히며 주목받은 인물이기도 했다. 남성의 시선으로 아름다움을 파악하면서도 여성의 마음을 완벽히 이해하는 감각을 지닌, 말 그대로 천재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다.
“내가 이미 예약해 뒀으니까 넌 그냥 가면 돼.”
최지유의 말에 최지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명함을 조심스레 챙겼다.
최지유는 잔잔하게 웃으며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최지은의 시선은 언니의 뒷모습을 끝까지 따라갔고 저도 모르게 그 뒤를 따랐다.
현관 앞에서 최지유가 돌아보며 말했다.
“가서 아침은 안 먹고 왜 따라와?”
멈칫한 최지은은 입술을 뻐금거리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언니를 걱정되는 마음이 컸지만 뭐라고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
최지유는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고는 살짝 웃었다.
“나 정말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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