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5화
윤지현은 조도현이 농담했다고 생각했다.
농담이 아니라고 해도 현실적이지 않은 일이었다.
조도현에게 그것을 현실로 바꿀 능력이 있다고 해도 그건 그의 부모님과 싸워서 얻어낸 결과일 것이다. 조도현이 행복해한다고 해도 그녀에게는 악몽의 시작이 될지도 몰랐다.
호랑이굴에서 겨우 빠져나왔는데 또다시 다른 호랑이굴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서로 재미를 보다가 적당한 때 연을 끊으면 되는데 결혼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조도현은 차가운 미소를 짓는 윤지현의 모습을 본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
눈빛도 어두워진 그는 한참 뒤 다시 부드럽게 말했다.
“비혼주의도 좋지. 언젠가 마음이 바뀐다면 나한테 가장 먼저 얘기해 줘.”
윤지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비혼주의자라는 말 자체가 거짓말이었기 때문이다.
윤지현은 조도현의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그와 입을 맞추었다.
지금 그들은 여름철에 피어나는 꽃과 같았지만 꽃은 언젠가 지기 마련이다. 평생 함께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
윤지현과 조도현이 함께 자리를 비운 탓에 손태호 홀로 회사에서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
손태호는 심지어 두 사람을 대신하여 핑계를 생각해야 했다.
그는 대외적으로 두 사람이 미팅하러 갔다고 했다.
그리고 혹시나 누군가 수상함을 눈치챌까 봐 일부러 두루뭉술하게 설명했다. 누군가 어느 회사 대표님을 만나러 갔냐고 묻자 손태호는 역으로 대표님의 모든 일정을 그에게 보고해야 하냐며 따져 물었다.
겉으로는 군기를 잡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그는 상대가 더는 질문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홀로 세 사람 몫을 하려니 너무 바쁘고 힘들었다. 게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척까지 해야 했다.
조도현과 윤지현이 회사에 돌아왔을 때는 퇴근 시간 무렵이었다.
손태호는 지금 돌아올 바에야 차라리 오지 않는 편이 낫다고 속으로 투덜댔다.
물론 조도현은 매우 태연했다. 그에게 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윤지현은 켕기는 것도 많았고 뻘쭘하고 난처했다.
“태호 씨, 저 오후에...”
“오후에 대표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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