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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거의 30년 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눈앞의 이 사람은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이가 들고 주름이 생겼을 뿐, 여전히 기품이 넘치고 준수한 모습이었다. 유씨 가문의 도련님 유치훈... 서이숙은 어머니를 따라 유씨 가문에서 몇 년 동안 살다가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야 운성을 떠났다. 유치훈은 가까이 다가와 서이숙을 쳐다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의 표정을 지켜보고 있던 윤지현과 윤우겸은 의심이 들었다. “당신은 경순 아주머니의 딸 서... 서이수?” 유치훈은 겹겹이 쌓인 기억 속에서 젊고 여린 얼굴을 끄집어냈다. 그는 큰 충격에 빠졌고 서이숙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꿈에도 생각지 못하였다. 이렇게 많은 세월이 흘러서 이런 방식으로 두 사람이 만나게 될 줄은... 그러나 이미 만나게 되었으니 그녀는 침착하게 대응했다. “도련님, 서이수가 아니라 서이숙입니다.” “맞다, 서이숙. 내가 잘못 기억했어.” 유치훈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진짜 오랜만이네. 아주머니는 건강하시지?” “네.” 유치훈은 윤지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윤지현이 당신 딸이야?” 그녀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대답했다. “네. 제 딸이에요.” 윤지현은 약간 어설픈 표정을 짓고 있는 엄마를 보면서 유치훈이 식당에서 했던 이상한 행동들을 떠올리며 조용히 입술을 오므리고 윤우겸을 쳐다보았다. 윤우겸은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았다. “딸이 참 예쁘네.” 유치훈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서이숙은 고개를 끄덕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때, 윤우겸이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다음에 또 뵙죠.” 윤우겸이 그렇게 나오자 유치훈은 더 이상 뭐라 할 수가 없었다. “다음에 또 뵙죠.”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건네자 윤지현과 서이숙도 유치훈을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작별 인사를 했다. 세 식구는 이내 카트를 끌고 자리를 떴다. 유치훈은 세 사람의 뒷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경순 아주머니의 외손녀가 왜 박하율을 닮은 것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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