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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볼이 발그레해진 그녀는 그를 노려보았다. 두 사람뿐인 공간이었지만 마치 구경하는 사람이 있기라도 한 듯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근무시간이니까 건드리지 말아요.” 그가 앞으로 다가와 이마를 맞대고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오늘 밤 우리 집으로 와. 고양이가 너 보고 싶대. 본 지 오래됐잖아.” “알았어요. 하지만 자고 가지는 않을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그의 입술을 쳐다보며 그녀는 호흡이 저절로 뜨거워졌다. 그가 뜨거운 숨결을 내뱉으며 그녀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시치미 떼는 데는 타고난 사람이라니까.”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칭찬으로 들을 거예요” 그녀는 대담하게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는 서류를 낚아채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입술의 향긋한 여운을 느끼며 그가 피식 웃었다. ... 윤지현은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천시윤에게 서류를 전달했다. 도중에 서류를 열어보았는데 안승 그룹 프로젝트의 재평가 심사 결과였다. 이 프로젝트의 예산금 서류를 조도현은 계속 결재하지 않았었다. 그동안 천시윤은 열심히 했고 회장님한테 가서 몇 번이나 소란을 피웠었다. 오늘 전까지만 해도 계속 결재해 주지 않았던 서류인데... 왜 조도현이 갑자기... 설마 구형준과 그 사이에 무슨 합의라도 한 걸까? 오늘 아침 심은우의 모습을 보면 아마 아직 모르고 있는 듯했다. 그녀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서류를 천시윤에게 건네주었다. “윤 비서가 이리 직접 다 가져다주고. 고마워.” 천시윤은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이미 조도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을 것이다. 그녀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저도 대표님의 지시에 따라 한 것뿐이에요.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녀는 이내 사무실을 나섰다. “윤 비서.” 그가 그녀를 부르더니 활짝 웃었다. “들었어? 안서연이 본사로 돌아온다는 소식 말이야.” ‘고소해하는 꼴 좀 봐봐.’ 그녀는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고 있습니다. 안 대표님께서 문자 하셨거든요.” “안 대표가 윤 비서한테 문자를 했어?” “네. 안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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