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7화
여성은 홀 한가운데로 걸어와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벨리나입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정말 죄송해요.”
손님들이 자연스레 그녀 주위로 모여들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그 묘한 불쾌함이 더 또렷해졌다.
벨리나는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높은 광대뼈, 깊은 눈매, 오똑한 코, 도톰한 입술까지 가지고 있어서 마치 인형처럼 완벽했다.
피부도 잡티 하나 없이 매끈했고 완벽하다고 할 만큼 흠이 없었지만 오히려 너무 완벽해서 살아 있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왠지 진짜 마네킹을 보는 듯한 기이할 정도의 느낌이었다.
특히 모공조차 안 보일 만큼 새하얀 피부, 미소조차 딱딱하게 굳어 있는 입꼬리에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외모가 묘하게 불편한 인상을 주었다.
이런 섬뜩한 기분을 느낀 것은 조도현과 윤지현만이 아니었다.
파티장에 모인 다른 손님들 역시 대체로 뭔가 이상함을 느끼는 눈치였다.
원래부터 이 성은 음산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겼지만 이제 그 분위기를 더하는 정체불명의 여주인까지 등장한 것이다.
몇몇은 미간을 찌푸리고 또 몇몇은 눈빛이 흔들렸으며 누군가는 아예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별일 아니라는 듯 태연한 얼굴이었다.
이곳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자신이 여기 왜 와 있는지 이미 각오한 사람들이라는 듯했다.
윤지현은 앞을 바라보며 혼잣말로 낮게 중얼거렸다.
“벨리나... 뱀을 뜻하는 이름이니 정말 이런 분위기랑 잘 어울리네.”
그 뒤에 서 있던 조도현이 몸을 숙여 그녀 귓가에 장난스럽게 속삭였다.
“조심해. 저 뱀이 언제 탈피할지 몰라.”
‘탈피라니요!’
윤지현은 그 말을 듣자마자 소름이 끼쳤다.
앞쪽에 서 있던 벨리나는 시선을 사람들 너머로 보내더니 조도현에게로 눈길을 던졌다.
하지만 오래 바라보지는 않고 이내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
그녀는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계속해서 조도현을 보는 듯하면서도 딱히 특별한 표정 없이 무심하게 시선을 스쳤다.
문제는 그 횟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윤지현은 조도현을 힐끔 돌아봤다.
‘혹시 저 꽃뱀 같은 여자가 조도현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