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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네, 알겠어요.” “저녁에 봐요.” 전화를 끊기 전 조은수가 갑자기 물었다. “지현 씨, 그거... 가질 거예요? 말 거예요?” “...” 윤지현은 화들짝 놀랐다. 이제 막 임신 사실을 확인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윤지현에게 조은수의 말은 엄청난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완전히 넋이 나가 버린 윤지현은 뒤늦게 본능적으로 반응했다. “네? 뭐라고요?” “가방 말이에요.” 조은수가 웃음을 터뜨렸다. “...” 윤지현은 심장이 쿵쾅댔다. 조은수는 일부러 헷갈리게 말한 걸까? 조도현도 모르는 일을 조은수가 알 리가 없지 않은가? 어쩌면 조도현이 조은수에게 그녀를 시험해 보라고 한 걸지도 모른다. 윤지현이 대꾸하지 않자 조은수가 말했다. “정말 잊은 거예요? 그 가방 진짜 버릴 생각인가 보네요. 전에 제가 마음에 들어 했던 가방이 있었는데 그걸 사려고 보니까 우리 오빠가 가져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동안 지현 씨를 여러 번 만났었는데 한 번도 그 가방을 멘 적이 없잖아요. 그 가방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네요.” “...” 마치 단두대에 올라갔는데 칼이 목에 닿기 직전, 사형집행인이 갑자기 호탕하게 웃으며 장난이라고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 그 가방이요? 저한테 준 거 아니에요.” “네?” “제 친구한테 줬어요.” “...” 이번에는 조은수의 말문이 막혔다. 윤지현은 부드럽게 말했다. “은수 씨, 그러면 저녁에 봐요. 이만 끊을게요.” 윤지현은 말을 마친 뒤 전화를 끊고 책상 위에 엎드렸다. 그녀는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공허한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영혼이 자꾸만 가출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너무 놀라서 기운이 다 빠진 윤지현은 마치 귀신에 씐 사람처럼 벨 소리가 계속 울리는데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잠시 뒤 그녀는 고유진과 여윤아가 자신에게 전화했다는 걸 발견했다. 두 사람은 기쁜 눈치였다. 예전에 고유진은 윤지현이 외할머니와 전화하는 걸 듣고 노정아가 윤지현을 불러서 쓴소리를 한 줄 알았다. 고유진과 여윤아는 그들의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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