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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너 정말 왜 이렇게 말이 안 통하는 거야! 나는 도현이를 좋아해. 얼굴도 잘생겼고 인품도 좋으며 성격도 차분하고, 게다가 집안도 좋으니 흠잡을 데가 없지. 도울 수 있는데 안 돕고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잖아? 하지만 이미 여자 친구가 있어. 네 딸이 끼어들어 제삼자가 되게 하겠다는 거야? 한발 물러서서 생각해봐. 만약 다정이 때문에 조도현이 그 여자를 차버린다면 그런 남자가 정말 좋은 남자라고 할 수 있을까? 다정을 그런 남자에게 맡길 수 있겠어?” 이정민은 할 말을 잃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이해가 안 됐다. 비록 유씨 가문에서 가만히 있는다 해도 그 집 할머니는 결코 그 여자를 집안으로 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가 조도현이 다른 집안의 여자와 결혼이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박희경이 말했다. “다정이의 결혼은 내가 책임질게. 다정이를 위해 더 좋은 상대를 찾아주마. 조씨 가문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어.” 며느리가 여전히 마음을 접지 못한 모습을 보이자 박희경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 여자 이미 임신했어. 조씨 집안에 시집을 가든 안 가든, 아이는 조씨 가문의 핏줄이야. 네가 온갖 수를 써서 다정을 시집보낸다 해도 계모가 될 뿐이야. 그럼 시간이 갈수록 문제가 더 많이 나올 거야. 그러니 굳이 그렇게 할 가치가 없어.” ‘임신... 그 여자가 임신했다고?’ 이정민은 깜짝 놀랐다. ‘어머니가 계속 방해한 이유가 그 여자가 아이를 가졌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구나.’ 조씨 가문과의 인연이 완전히 끊기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 이정민은 문득 차화영이 예전에 배를 불리고 유씨 집안에 들어온 일이 떠올랐다. 순간 박하율의 마지막을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 ... 이정민과 유다정은 저녁을 먹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유씨 가문. 공원보다도 큰 저택 안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아름다운 별장들이 서 있었다. 어떤 것은 큰 나무에 가려져 작은 모퉁이만 보였고 어떤 것은 넓은 잔디밭 한가운데 당당하게 지어진 채 햇빛을 받고 있었으며 더욱 아늑한 길 끝에 자리 잡은 것은 음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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