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6화
바텐더는 손짓으로 바 직원을 불러 나와 함께 손희진을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나는 손희진을 차 뒷좌석에 눕힌 뒤 호텔로 차를 몰고 갔다. 내 신분증으로 방을 하나 잡고 손희진을 방 안으로 데려가 침대에 눕혔다. 그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손희진을 방까지 데려다준 호텔 직원이 떠나려 하자 나는 일어나 말했다.
“제 친구예요. 잠시 여기서 쉬게 할게요. 방값은 이미 냈고 깨고 나갈 때 연락 주시면 체크아웃 도와드릴게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취한 상태라서 좀 신경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직원과 함께 방을 나서기 전, 침대에 누워 있는 손희진을 한 번 더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돌아가 이불을 덮어주었다. 손을 빼려는 순간 손희진이 내 손목을 꽉 잡더니 흐릿하게 눈을 뜨고 나를 바라봤다.
“강연아, 나는 왜 너에게 져야 하는 걸까? 내가 그 강지연처럼 생기지 않아서?”
손희진은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눈동자에는 빛이 없었다. 하지만 잡고 있는 내 손이 아주 뜨거운 것은 느낄 수 있었다. 아마 취한 후 몸에서 열이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조용히 말했다.
“손희진 씨는 누구를 닮으려고 할 필요가 없어요. 내 말 명심해요.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집착하지 마요. 한때 누군가도 손희진처럼 똑같이 한 사람에게 집착했었어요. 그러다가 결국 목숨을 잃었죠. 그러니 가치 없는 일은 하지 마요.”
박진섭이 송시후 같은 인간은 아니지만 그런 집착은 결국 자신을 다치게 할 뿐이다.
비록 목숨을 잃지는 않더라도 밤낮으로 겪는 마음의 고통은 죽음보다 더 힘들었다. 그건 내가 잠 못 이루던 시간 속에서 느꼈던 감정이었다.
손희진은 내 말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잡고 있던 내 손을 서서히 놓아줬다.
나는 손희진이 다시 눈을 감은 것을 확인한 후에야 호텔 직원과 함께 방을 나섰다.
돌아오는 길, 나는 손희진이 오늘 나를 부른 이유가 아마도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함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마 술에 취해 평소의 긍지와 오만함을 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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