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가정의가 약통을 들고 급히 들어왔다.
박지한은 내가 민망해할까 봐 일부러 여자 의사를 따로 불렀다.
여의사는 조심스레 내 옷을 걷어 올리더니 상처 부위를 꼼꼼하게 살폈다.
“그냥 멍이에요. 약만 잘 바르면 금방 나을 거예요.”
그녀는 약통에서 연고 두 개를 꺼내며 말했다.
“하루에 두 번, 상처에 바르고 손가락으로 살살 멍든 곳을 풀어주면 더 빨리 나아요.”
나는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밤늦게 불러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박지한은 의사를 바래다주러 나갔고 나는 손에 쥔 연고를 만지작거리며 거울을 들고 스스로 발라보려 애썼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박지한이 다시 들어왔다.
그는 내 손에서 연고를 슬쩍 빼앗더니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엎드려.”
나는 얼른 손사래를 치며 연고를 꼭 쥐고 버텼다.
“내가 할게.”
박지한이 내 목덜미를 살짝 눌렀다. 갑자기 온몸에 힘이 풀리며 절반쯤은 말도 안 되게 무력해졌다.
그 틈을 타 박지한은 내 잠옷 치마를 살짝 걷어 올렸다.
그의 따뜻한 손끝에 닿은 차가운 연고가 상처에 닿자 등골이 오싹했다.
박지한은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약을 발랐다.
“다 됐어. 이제 자자.”
그 말에 나는 재빨리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혹시라도 그가 또 뭐 할까 봐 조마조마했다.
박지한은 조용히 웃으며 불을 끄고 나란히 누웠다.
그날 밤, 그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쯤 잠든 순간, 나는 나무 향이 은은한 품 안에 안긴 걸 느꼈다.
몸을 뒤척이며 중얼거렸다.
“덥다...”
그러자 누군가가 나를 더 꼭 끌어안았다.
눈을 떠보니 나는 마치 문어처럼 박지한에게 착 달라붙어 있었다.
깜짝 놀라 그가 깨기 전에 팔과 다리를 서둘러 거두었다.
조심스럽게 팔을 빼내던 중 박지한이 눈을 떴다.
그의 눈에는 막 깬 흐릿함이 없었고 오히려 또렷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깨어 있었던 모양이었다.
“좋... 좋은 아침.”
나는 버벅이며 인사했고 그가 허리에 얹혔던 다리를 황급히 치웠다.
“잘 잤어?”
“응? 응. 오빠는 언제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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