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내가 놀랄 틈도 없이 박지한의 웃음 섞인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눈동자가 마구 흔들리는데? 내가 바보인 줄 알아?”
박지한이 내 턱을 살짝 잡고 입을 맞추려 하자 나는 고개를 돌려 그의 손을 뿌리쳤다.
박지한은 그걸 장난으로 받아들였는지 내 코를 가볍게 톡 건드리더니 한 손으로 내 손을 눌러 고정하고 다른 손으로는 내 잠옷을 벗기려 했다.
순간 나는 당황해서 허둥대다 그만 실수로 박지한에게 주먹을 날려버렸다.
주먹이 박지한의 살에 부딪히는 소리가 너무나 또렷하게 울렸다.
순간, 나도 박지한도 그대로 얼어붙었다.
어둠 속이었지만 나는 굳이 보지 않아도 지금 박지한의 표정이 어떤지 짐작할 수 있었다.
“왜 그래?”
나는 이불을 꼭 끌어안고 억지로 감정을 눌러 담았다.
“몸 상태가 안 좋아서 그래. 아마 생리가 시작하려나 봐.”
박지한은 잠깐 침묵을 지키다가 조용히 손을 내 배 쪽으로 가져왔다.
나는 다시 몸을 피하려다 아까 그 주먹 소리가 떠올라 그대로 멈췄다.
박지한은 손으로 내 아랫배를 살살 눌러주다가 이내 조용히 물었다.
“의사를 부를까?”
나는 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필요 없어. 그냥 하루 푹 쉬면 괜찮아질 거야.”
그제야 안심했는지 박지한은 한 손으로 나를 끌어안고 다른 손으로 계속 내 배를 어루만졌다.
어색한 자세로 몸을 비틀던 나는 박지한의 나지막하고 진지한 목소리를 들었다.
“이젠 안기는 것도 안 돼?”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얼버무렸다.
정말 말하고 싶었지만 박지한의 품이 너무 불편하다는 말은 차마 꺼낼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뻣뻣한 자세로 박지한의 품에 안겨 있었고 박지한이 조심스럽게 배를 눌러주던 손길과 함께 어느새 잠이 들고 말았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 나는 박지한이 내 자세를 고쳐주며 좀 더 편하게 안긴 채 잘 수 있도록 해주는 걸 느꼈다.
그날 밤, 나는 꿈을 꿨다.
내 진짜 정체가 박씨 가문 사람들에게 들통나고 나는 박씨 가문에서 쫓겨났으며 우리 부모는 내가 집안 망신시켰다며 집에 돌아오지 말라고 했다.
꿈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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