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지금 이 행동은 온시연이 어릴 적부터 박지한만 보면 하던 행동이었다. 그래서 딱히 문제 될 건 없었는데 박지한은 흠칫하더니 나를 천천히 품에서 떼어냈다.
“자기야.”
나는 갑작스러운 자기 호칭에 소름이 돋는 걸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왜, 왜?”
“언제까지 오빠라고 할 거야?”
“응? 그럼 뭐라고 해?”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자 박지한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당연한 걸 뭘 묻냐는 듯한 얼굴이었다.
나는 그가 이미 힌트를 줬다는 걸 깨닫고는 얼른 고개를 홱 돌리며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머리카락 덕에 얼굴이 감춰졌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빨개진 볼을 그대로 들킬 뻔했다.
박지한이 원하는 호칭이 뭔지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도저히 그 말이 입에 붙지 않는다.
나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고 반대로 박지한은 느긋한 걸음으로 그런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갑자기 뒷마당 쪽에 도착해버렸고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갈림길 앞에 멈춰 섰다.
그러자 박지한이 옆으로 다가와 깍지를 끼며 말했다.
“따라와.”
그를 따라 기나긴 돌담길을 지나 보니 맑은 연못이 보였다. 이곳은 달라진 것 하나 없이 여전히 햇볕도 잘 들고 고즈넉했다.
그때 내 시선 안으로 햇볕 쪼임을 하는 거북이 한 마리가 들어왔다.
거북이는 사람이 이렇게나 가까이 있는데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목을 길게 빼며 구경을 하고 있었다.
“얘는 사람이 안 무서운가?”
마침 연못 근처에 있던 박지한의 엄마는 내 말을 듣더니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지한이가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데리고 온 애야. 친구 대신 잠깐 맡아주기만 할 거라고 했는데 그 뒤로 벌써 몇 년이나 흘러버렸네?”
고등학교라고?
설마 박지한이 나한테서 뺏어갔던 거북이인가?
고등학교 때, 나는 등교하다가 목이 말라 보이는 거북이를 한 마리 주웠고 그 아이를 학교 연못에 데려가기 위해 손에 꼭 들고 교문을 넘었다.
그런데 마침 박지한이 그 모습을 봐버렸고 그는 애완동물은 학교에 데려올 수 없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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