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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개와 진도 그룹 사람들 블루오션 출입 금지

강지연의 시선이 회의실을 스쳤다. 임다은의 얼굴에 머문 시간은 1초도 채 되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은 곧 아무 일 없다는 듯 다른 곳으로 향했다. 차승준의 표정에는 노골적인 불쾌감이 서려 있었다. 진태경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이 여자를 보낸 건 의도적으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기 위한 짓이었다.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임다은은 그들의 얼굴빛을 놓치지 않았다. 속으로는 비웃었지만 겉으로는 단정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여유 있게 상석 맞은편 자리에 앉아 핸드백을 옆에 내려놓았다. “늦어서 죄송해요. 오는 길에 차가 좀 막혀서요. 오래 기다리게 했네요. 진 대표님이 원래 직접 오시려 했는데 갑자기 해외 회의가 잡혀서요. 그래서 제가 대신 오게 됐어요.”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어딘가 뉘앙스가 섞여 있었다. 그 말은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진태경과 나는 가깝다’를 은근히 드러내는 말투였다. “제가 이제 막 진도 그룹에 들어왔잖아요. 대표님이 걱정이 많으셔서 뭐든 직접 배우라고 하세요.” 차승준은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 여자는 말마다 진태경을 끼워 넣었다. 회의를 하러 온 건가, 존재를 과시하러 온 건가. 임다은은 그 시선을 무시한 채 계약서를 펼쳤다. 몇 장 넘긴 뒤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이건... 블루오션 안이 너무 이상적인 것 같아요.” 그녀는 한 페이지를 가리켰다. “진도 그룹은 기준이 늘 높아요, 특히 품질 관리 쪽은요. 여기 나온 수치가 정말 전부 구현 가능한가요? 만약 문제라도 생기면 진도 그룹의 평판이 걸린 일인데 그 책임은 누가 지죠?” 그녀의 말에는 실질적인 지적이 없었다. 그저 트집을 잡으려는 말투였다. 차승준이 더는 참지 못하고 말을 잘랐다. “임다은 씨, 기술 수치가 어렵다면 옆에 계신 분께 설명을 들으세요.” 그의 말은 예의는 지켰지만 단호했다. “어떤 항목이 문제인지, 어떤 근거로 말씀하시는 건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우리 기술팀이 바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근거 없이 모호하게 말하는 건 곤란하죠.” 임다은의 얼굴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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