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장사꾼
진우현은 진태욱의 성화에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진태욱을 바라봤다.
“자고로 결혼문제는 부모 말 듣는게 제일이야. 내가 언제 다른일에 내 의견 존중해달라고 강요한적 있었냐? 그래, 백번 양보해서 다른일에 내 동의가 필요없다고 치자. 하지만 이건 달라. 내 아들이라면 결혼문제는 어른들 말 들어.”
손명화는 평소에 제일 많이 걱정했던 것이 바로 진우현과 진태욱, 부자 사이의 충돌이었다.
진태욱은 평생을 대쪽 같은 성격으로 살았기에 욱할 때가 다분했다.
진우현은 어릴 적부터 고집이 있어 자기주장이 매우 강했다.
몇 년 전 진우현이 정계가 아닌 경영업계 쪽에 들어서려고 했을 때도 진태욱은 견결히 반대했다. 그 때문에 진우현은 1년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나마 최근 들어 조금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결국 오늘 결혼문제에서 또 한 번 갈등이 폭발해 버린 것이다.
손명화는 자리에 한집 식구들만 있는 것이 아니니 급하게 상황을 무마해 보려 시도했다.
“여보. 그만해요. 집에 가서 얘기해요. 우현이 너도 그만하고 밥이라도 먹고 가. 속도 안 좋은 애가 자꾸 끼니를 가려서 어떡해. 결혼문제는 나중에 엄마아빠랑 다시 상의하자. 너도 우리한테 말하고 싶은 것들을 말해. 그러니 그런 말들도 섣불리 내뱉지 마.”
한참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던 장영호가 입을 열었다.
“우현아. 내가 하나만 묻자. 오늘 네가 한 말 모두 진심인거니? 모든 걸 고려하고 한 결정인지 묻는 거야. 네가 만약 서현이를 놓친다면 네가 앞으로 어떤 것들을 손에서 놔버리는 건지 알기는 하고?”
장영호 정도 업계 종사자는 인재를 선별하고 쓰는 것에 이젠 도가 텄다. 그런 와중에 장영호는 진우현의 능력들을 눈에 담아 두었다. 하물며 진우현이 몇 년 전 정계를 떠나고 경영업계에 종사하겠다고 했을 때도 북성에 곳곳에 자신의 정보통들을 심어놓았다.
이 나이 또래에 진우현만큼 능력이 다방면으로 출중한 인재가 드문 것도 있었다.
그러니 장영호가 진우현을 놓칠 리가 없다. 직접 가르치고 성장하는 길에 보탬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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