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화
“내가 찬미에게 한 가지 말 안 한 게 있어...”
시선을 아래로 내린 송은정은 찻잔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20년 전의 일들이 조금씩 머릿속에 떠오른 듯 눈빛이 흐려졌다.
“사실 찬미에게는 아빠가 돌아가셨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아니야. 20년 전에 찬미 아빠 첫사랑이 갑자기 귀국했거든... 그때 찬미 아빠가 첫사랑과 아주 가까이 지냈어. 심지어 첫사랑과 데이트할 때 내 큰딸까지 데리고 갔지. 내 큰딸은 그 첫사랑 여자를 더 좋아하더라고...”
2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전 남편을 언급하는 송은정은 마음에 아무런 감정이 없는 듯했다. 진짜로 모든 걸 다 놓아버린 듯했다.
하지만 큰딸을 언급할 때는 여전히 슬픈 표정이었다. 10 개월 넘게 배 속에 있다가 낳은 친자식이기에 쉽게 잊을 수 없었다.
“내 큰딸 이름은 지연이야. 그런데 전 남편의 첫사랑인 여자와 아주 사이 좋게 지내더라고... 심지어 그 여자가 자기 엄마였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어. 그때 마음이 너무 아파 이혼 서류를 남겨두고 찬미만 데리고 집을 나왔어. 이 돈은 전남편이 준 거야. 전남편이 지금도 이 카드에 계속 송금하지만 그 사람에게 내가 어디 있는지 알리고 싶지 않아 이 카드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어. 위암 진단을 받았을 때조차도 이 사람 돈으로 치료받을 생각은 하지 않았으니까. 이 사람 돈, 나는 쓰고 싶지 않고 필요도 없어. 하지만 찬미는 써도 돼. 누가 뭐래도 찬미는 친딸이니까. 지난 수년간 아빠 노릇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내가 죽으면 찬미가 이 돈으로 생활은 할 수 있을 거야. 전문 변호사를 통해 유언장도 이미 작성했어. 마지막 편지도 남겼고. 변호사더러 내가 죽은 후에 편지와 유언장을 찬미에게 전달하라고 했어.”
신승우는 송은정과 송찬미의 아빠 사이에 이런 과거가 있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많은 돈을 송금할 수 있다는 것은 송찬미의 생부 또한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신승우가 한마디 물었다.
“그럼 지금 이 돈으로 병원비를 갚으시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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