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6화
송은정은 요 며칠 그랜드 팰리스에서 지내는 내내 아주 편했다.
진미화가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줬고, 간병인이 생활을 돌봐 줬으며, 의사가 직접 찾아와 몸 상태를 확인해 줬다.
신승우가 모든 걸 말끔하게 손봐둔 덕분이었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는 이런 생활을 누리자, 송은정은 문득 20년 전에 서학수와 결혼해 서씨 가문의 둘째 며느리로 살던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송은정의 친정 형편은 넉넉하기는커녕 가난하다고 해야 했다.
송은정의 부모는 평범한 직장인이었고, 매달 손에 쥐는 월급은 수십만 원 남짓이었다.
게다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농사를 지었으니 해 뜨면 나가 일하고, 해 지면 돌아오는 삶이었다.
송은정은 어릴 적에 시골에 홀로 남겨진 아이였다.
부모가 도시로 돈을 벌러 가면서 송은정을 고향에 두고, 조부모에게 맡겼다.
송은정이 세 살이 되었을 때, 부모는 둘째를 낳았다.
아들이었다.
부모는 아이 이름을 송요한이라고 지었다. 그 이름은 아버지 송창명이 한 달이나 고민해서 정한 이름이었다.
반면 송은정이라는 이름은 고작 3분 만에 지어졌다.
송요한은 어려서부터 부모 곁에서 자랐다. 도시에서 학교를 다녔고, 등하교는 늘 스쿨버스가 해결해 줬다. 집 앞만 나가도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있었고, 닭다리도 우유도 날마다 먹을 수 있었다.
반면 송은정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산골 깊은 마을에서 살았고 유치원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해야 했다.
월요일이면 할아버지가 송은정을 학교까지 데려다줬고, 금요일이면 다시 데리러 왔다.
그 시절 고향에는 자전거 한 대조차 흔치 않았다.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뒤로 송은정은 늘 걸어서 학교에 다녔다.
한 시간은 족히 걸리는 산길이었다. 굽이굽이 이어진 험한 길을 걷다가, 정말 더는 못 걷겠다고 하면 그때서야 할아버지가 잠깐 업어 줬다.
초등학교에 올라가고 나서는 아무도 업어 주지 않았다.
어린 송은정은 매주 월요일, 동이 트기도 전에 일어나 아침밥을 했고, 밥을 먹고 나서 한 시간 넘는 산길을 걸어 학교에 갔다. 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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