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욕실 안은 수증기로 가득했고, 투명 유리도 뿌옇게 흐려져 있었다.
물소리 사이로 얕고 뜨거운 숨이 섞였다. 송찬미는 젖은 손바닥으로 유리를 짚은 채, 한동안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신승우에게 휩쓸렸다.
한참 뒤에야 모든 게 잠잠해졌고, 두 사람은 씻고 나란히 욕실을 나왔다.
신승우는 수건으로 송찬미를 감싸안아 품에 안고 침실로 데려가더니, 침대에 조심스럽게 앉혔다. 그리고 전화를 걸어 새 옷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송찬미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며 힘없이 말했다.
“아까 옷은 호텔에 세탁 맡기면 되잖아요.”
신승우가 낮게 잘랐다.
“버려.”
“네?”
송찬미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 옷은 두 번밖에 안 입었는데요.”
신승우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곽도현이 만졌던 옷은 싫어. 새로 사.”
송찬미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 정도까지 예민할 줄은 몰랐어.’
그런데도 송찬미는 이상하게 싫지 않고 오히려 마음 한구석이 간질거렸다.
송찬미가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신승우는 한마디를 더 얹었다.
“앞으로는 곽도현이랑 거리 둬. 손대게 하지 말고.”
송찬미는 입술을 꾹 누르며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송찬미가 휴대폰을 집어 들자, 부재중 전화가 두 통 떠 있었다.
서지연이었다.
카톡도 여러 개 와 있었다.
[서지연: 오마이갓! 나 갑자기 끌려가서 본부장님과 고객 미팅 따라가게 됐어...]
[서지연: 울고 싶어. 아까 그냥 같이 안 탔으면 낮잠이라도 잤을 텐데...]
[서지연: 직장인 인생은 너무 빡세... 대체 언제 끝날 수 있을까.]
불과 한 시간 전의 메시지였다.
[서지연: 이제 끝났어... 우리 이제 호텔로 돌아가... 근데 여기 꽤 멀어서 차로도 30분은 간대. 너무 피곤하네.]
시간을 보니 서지연이 호텔에 도착하기까지 20분 남짓했다.
송찬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서지연이 돌아오기 전에 방으로 내려가야 했다. 서지연이 눈치라도 채면 큰일이었다.
송찬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승우 오빠, 옷 언제 와요? 지연이가 곧 돌아오니까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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