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방세린은 얼굴을 가리며 요란한 재채기를 터뜨렸다.
바람이 불어 모닥불 연기가 몰려와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코가 간질거렸던 것이다.
위준우는 그녀의 작은 변화를 눈치채고 자리를 바꿀지 다정하게 물었지만 방세린은 고개를 저었다.
자리를 옮기면 이번에는 위준우가 연기에 시달릴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소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있었고 굳이 남아 하태원과 송주아가 만들어내는 드라마 같은 장면을 지켜보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했다.
하태원은 두 눈이 빨개져서 말없이 떠나는 방세린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고요한 밤공기 속, 홀로 걸어가는 모습이 유난히 쓸쓸해 보였다.
그는 자신의 추측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송주아는 홀로 독방에서 잠을 청했다.
원래는 하태원과 함께 있고 싶었지만 하태원은 방에 위준우도 있다는 핑계를 대며 거절했다.
사실 송주아와 한방을 쓰는 것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방세린이 그와 송주아의 관계를 오해하는 건 원치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송주아는 눈을 뜨자마자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마치 동화 속 공주라도 된 듯 침대가 너무 딱딱해서 한숨도 못 잤다느니,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도저히 삼킬 수 없다느니 쉴 새 없이 투덜거렸다.
하태원은 묵묵히 곁에 앉아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송주아는 고개를 돌려 하태원을 바라봤다. 그는 그녀의 불평을 전혀 듣고 있지 않았고 오히려 시선은 다른 곳에 꽂혀 있었다.
그가 바라보는 곳에는 마을 사람들을 진료하는 방세린이 있었다.
쉰이 넘은 노인의 등에 곪은 상처가 여러 개 돋아 있었는데 멀리서 보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릴 정도였다. 송주아는 밥을 먹던 손을 멈추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런데 방세린은 태연한 얼굴로 노인의 옷을 걷어 올리고 꼼꼼히 상처를 살폈다.
송주아는 그 모습을 보며 비웃듯 속으로 중얼거렸다.
‘역시 자기도 산골에서 자라서 저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
설령 송씨 가문의 진짜 딸이라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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