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방세린은 온몸의 혈액이 모두 머리로 몰리는 듯했고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
진수연은 놀란 눈으로 그녀를 힐끗 바라보다 비꼬듯 말했다.
“반응이 이렇게까지 클 줄은 몰랐네?”
방세린은 애써 잠들기 전의 일을 떠올리려 했지만 진수연이 말한 것과는 전혀 달랐다.
위준우는 기회를 노려 나쁜 짓을 할 사람이 결코 아니었다. 그렇다면 혹시 자신이 잠든 후 무의식적으로 옆에 있던 그를 껴안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위준우가 깨어나서 이 사실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굴이 더 화끈거렸다.
‘안 돼, 더 이상 생각하면 안 돼.’
방세린은 머리를 톡톡 치며 억지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냥 실수였을 거야.”
진수연이 무언가 말을 이어가려고 입을 여는 순간, 방세린의 휴대폰이 울리며 화면에 '하태원'이라는 이름이 나타났다.
그 이름을 본 순간,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얼굴을 붉히며 소녀 같은 감정에 휩싸여 있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방세린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며 전화를 받을지 말지 망설였다.
눈치가 빠른 진수연은 곧 자리를 비켜주었다.
“나는 할 일이 있어서 먼저 가 볼게. 푹 쉬어.”
방 안에는 다시 방세린 혼자만 남게 되었다.
오랜 망설임 끝에 그녀는 결국 통화 버튼을 눌렀다. 곧 들려온 것은 하태원의 걱정스러운 목소리였다.
“세린아, 네가 실종됐다는 소식은 들었어. 지금은 괜찮아?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
방세린은 예의 바르게 그의 걱정에 감사를 표했지만 태도는 차갑고 냉담했다.
하태원은 잠시 멈칫하더니 마치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세린아, 내가 곁에 있어 주지 못해서 화가 난 거야?”
방세린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스스로 변명하듯 서둘러 말을 이어갔다.
“나도 가고 싶었는데 회사에 중요한 일이 있어서 못 간 거야. 지금은 해외에 있어서 도저히 돌아갈 수가 없어.”
그러나 그것은 작은 거짓말이었다. 그는 자신을 막고 있는 진짜 이유와 곧 다가올 약혼식에 대한 사실을 끝내 숨기기로 했다.
하태원은 방세린의 성격을 누구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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