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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하태원의 시선에 방세린은 정문을 들어설 때까지도 긴장감을 풀지 못했다. 언제쯤 그의 앞에서 자신의 진짜 정체를 밝힐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으나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거실에서는 부모님과 송주아가 막 식사를 마친 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 드라마였는데 송주아가 즐겨 보는 작품인 듯했다. 조여진과 송진국은 딸과 함께 드라마를 시청하며 간간이 줄거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문소리가 들리자 세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조여진과 송진국의 얼굴에는 반가움이 번졌다. 방세린이 하루 먼저 돌아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송주아는 순간적으로 멈칫하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곧 방세린의 뒤를 힐끗 바라보며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조금 전 하태원은 식사를 마치자마자 곧장 자리를 뜨려 했었다. 송주아가 몹시 언짢아하며 겨우 설득해 잠시 붙잡아 두었지만 결국 그는 업무 때문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떠나야 했다. 돌이켜보면 오히려 다행이었다. 하태원이 조금이라도 늦게 나갔더라면 방세린과 마주쳤을 것이고 그 결과는 상상하기조차 싫었다. 하녀가 방세린의 캐리어를 받아 위층으로 옮겼다. 조여진은 곧장 다가와 방세린의 손을 꼭 잡고 위아래로 살피듯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은 눈에 띄게 야위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방세린이 스스로 선택한 삶이었기에 함부로 언급할 수는 없었다. “오는 길이 고됐을 텐데 밥은 먹었어?” 방세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속철도역에서 간단히 요기했기에 허기지진 않았지만 피로가 몰려 곧바로 잠들고만 싶었다. 그녀는 정중히 인사를 드리고 곧장 샤워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송주아도 더 이상 텔레비전에 집중할 수 없었다. 마음이 불편해 안절부절못하다가 이내 핑계를 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니를 너무 오랜만에 봐서 이야기 좀 나누고 싶어요.” 조여진은 딸의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송진국에게 속삭였다. “처음에 주아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됐을 때 반응이 워낙 격해서 세린이랑 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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