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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나도윤은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아니, 떠날 수 없었다. 영혼을 잃은 유령처럼 그는 고집스럽고도 집요하게 이 도시에 머물렀고 순회 공연단이 호텔을 떠나 다음 연습지로 이동하면 그는 아무렇지 않게 그 뒤를 따라 다음 도시로 향했다. 그는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얼마나 집착적이며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까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멈출 수 없었다. 그는 이소은이 서는 모든 공개 공연의 티켓을 샀다. 언제나 가장 앞줄, 정중앙 자리였다. 막이 내릴 때마다 무대가 잠길 만큼 거대한 꽃다발을 보냈고 그 꽃다발에 꽂힌 카드에는 그의 후회와 자책, 그리고 두서없이 쏟아낸 사과와 애원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그러나 그 꽃은 단 한 번도 이소은의 손에 닿지 않았다. 어떤 것은 극단 스태프에게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거절당했고 또 어떤 것은 다른 스태프나 관객들에게 나뉘어졌다. 그는 돈으로라면 길을 열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극단 안에서 이소은에게 닿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을 찾아 편지를 맡기고 선물을 건네며 말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 모든 시도는 한 치의 예외도 없이 실패로 돌아왔다. 물건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그가 묵는 호텔 프런트로 되돌아왔고 그 위에는 같은 메시지만이 남아 있었다. 이소은의 태도는 더없이 분명했고 그 어떤 해석의 여지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심지어 어느 날에는 공연이 끝난 깊은 밤, 이소은이 동료들과 함께 임시 숙소로 돌아가던 인적 드문 골목에서 그녀의 앞을 가로막기까지 했다. 그날의 그는 술에 취해 있었고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으며 몸에서는 진한 술 냄새와 담배 냄새가 뒤섞여 흘러나왔다. 아무리 값비싼 수트를 걸치고 있어도 그에게서 배어 나오는 퇴락한 기색만큼은 끝내 가려지지 않았다. “소은아... 잠깐만 이야기하자. 딱, 오 분만... 아니, 삼 분만...” 그는 그녀의 앞을 가로막은 채, 쉰 목소리로 애원하듯 말을 쏟아냈다. 이소은은 그제야 걸음을 멈췄지만 놀라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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