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순회공연은 멈추지 않은 채 앞으로 나아갔고 뉴욕을 지나 런던으로 다시 낭만의 도시 파리로 이어졌다
이소은의 공연은 매회 전석 매진이었고 호평은 끊이지 않은 채 입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다.
무대 위에서 그녀는 말 그대로 빛나고 있었다. 수많은 시련을 겪고도 다시 일어서 새로운 삶을 맞이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이소은은 온몸으로 숨결 하나까지 담아 완벽하게 그려냈다. 그럴 때마다 커튼콜이 끝난 뒤에도 박수는 쉽게 잦아들지 않았고 극장은 늘 뜨거운 여운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나도윤은 여전히 그녀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고 그녀의 찬란한 세계 가장자리에 어색하게 드리워진 채 눈에 거슬리고 불편하지만 좀처럼 떼어낼 수 없는 잔상 같은 존재였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공연은, 유명한 역사 광장에서 열리는 야외 자선 무대였다. 현지의 한 어린이 극장을 돕기 위한 행사로, 광장 한가운데 임시로 세운 무대와 관객석은 소박했지만 그만큼 더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그날의 공연은 의심의 여지 없이 대성공이었다.
이소은과 전 출연진이 무대 위에 올라 고개 숙여 인사하는 순간, 저녁노을이 광장 전체를 금빛과 붉은빛으로 물들였다.
박수와 환호는 파도처럼 밀려왔고 그 여운 속에서 관객들은 질서를 지키며 하나둘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배우들 역시 무대 옆으로 물러나 잠시 숨을 고르며 분장을 지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모자를 깊게 눌러쓴 인상이 음침한 한 남자가 흩어지던 인파를 거슬러 갑자기 튀어나왔다. 그의 손에는 차가운 빛을 번뜩이는 단검이 들려 있었고 눈은 광기에 흐려져 있었다.
입에서는 쉰 괴성이 터져 나왔다. 프랑스어였다. 욕설과 저주가 뒤섞인, 듣는 것만으로도 귀를 찢는 듯한 소리였다.
그는 곧장 무대 옆에서 연출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이소은을 향해 돌진했다. 사랑이 증오로 뒤틀린 채, 집착에 잠식된 극단적인 팬이었다. 너무 빠르고 너무 갑작스러운 움직임이었다. 광장에는 아직 사람들이 완전히 빠져나가지 않은 상태였고 그 틈을 가르며 비명과 혼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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