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배인호는 씁쓸하게 말했다.
“너 해외로 떠났을 때 나도 곧바로 너 따라갔어.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그냥 네가 좋아서. 하루야, 난 아주 어렸을 때부터 너를 좋아했어.”
그 말에 정하루는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배인호의 눈빛 속 애정과 긴장을 보아냈다.
정하루는 지난 3년 동안 배인호가 잘해준 것들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배인호는 정하루가 처음 해외에서 홀로서기를 하게 되었을 때 그녀의 곁을 지켰고, 사업에 실패했을 때 묵묵히 그녀를 응원해 주었으며, 그녀가 아플 때면 밤새 그녀의 곁을 지켰다. 배인호는 정하루의 결정을 모두 존중해주며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스트레스를 준 적이 없었다. 배인호는 늘 그렇게 부드럽고 굳건하게 정하루의 곁을 지켰다.
배인호는 정하루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건조하면서도 부드러웠다.
“하루야, 네가 예전에 상처 많이 받았었던 거 알아. 그리고 아직 과거를 다 흘려보내지 못한 것도 알아. 난 급하지 않아서 기다릴 수 있어. 그리고 한 가지 묻고 싶어. 혹시... 내게 기회를 줄 수 있어? 네 남자 친구로서 당당히 너를 지켜주고 너한테 잘해줄 기회를 말이야.”
배인호의 고백에는 화려한 미사여구나 과장된 낭만 같은 건 없었다. 그저 순수한 진심과 오랜 동행만이 있을 뿐이었다.
정하루는 그의 고백에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라며 그녀가 가장 힘들 때 곁을 지켜주었던 배인호를 바라보았다.
정하루는 이미 오래전부터 배인호를 의지하고 있었고 또 그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쩌면 완전히 새로운 건강한 관계를 시작해야 할 때가 온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것이 과거와 작별하는 방식이 될지도 모른다.
정하루는 오랫동안 침묵하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다소 긴장한 듯 보이는 배인호의 눈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진심으로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그 말에 배인호는 날아갈 듯이 기뻤다.
그는 들뜬 얼굴로 정하루를 품에 꼭 안았다. 마치 잃어버렸던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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