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참 바보 같고 순수했네
최이율의 말에 신지은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마음속에서 일렁이는 감정을 억누른 뒤 냉정하게 내뱉었다.
“그럴 리 없어.”
“그럴 리 없어?”
최이율은 이해하지 못한 듯 눈빛에 의문을 띄웠다.
그러자 신지은은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띠며 말했다.
“전에 내가 너한테 말했던 거 기억나? 민유한이 내게 이미 한 번 약을 탔었던 거. 그때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서 민유한이 무죄로 풀려났어. 이번에도 마찬가지야. 설령 신고해도 소용없을 거야.”
“내가 마신 술은 손아영이 가져왔고 민유한에게 메시지를 보낸 건 손아영 휴대폰이었어. 휴대폰의 지문도 내가 다시 돌려놓을 때 이미 깨끗이 닦았고.”
“그러니까 모든 조건이 내 편인 상황에서 손아영이 신고할 리도 없고 오히려 꿀 먹은 벙어리처럼 받아넘길 수밖에 없는 거지!”
눈앞에서 치밀하게 계산하는 신지은을 보고 최이율은 문득 이전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는 신지은이 너무 자만하는 걸 보고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잊지 마. 내가 산증인이야. 내가 증언하면 너 방금 말한 거 다 무효가 될 거라고.”
“하지만 넌 그러지 않을 거지. 아니야?”
신지은은 확신에 찬 눈빛으로 최이율을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은 손아영을 위해 위증할 수는 있지만 최이율만은 절대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으니까.
최이율은 말문이 막혔지만 마음속에서는 기쁨이 차올랐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 신지은이 자신을 신뢰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니 신지은이 손아영과 거리를 둔 것이었고.
최이율은 신지은의 머리가 똑똑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보아하니 집 나간 정신머리가 드디어 돌아왔네.”
최이율은 만족한다는 듯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그때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하지만 문이 열리자 예상치 못한 사람이 그 안에 서 있었다.
“인호 오빠. 오빠가 여기 왜 있어요?”
신지은은 엘리베이터 안의 강인호를 보고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최이율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바로 직전 상황을 떠올리자 이상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지은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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