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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인호 오빠는 은근한 장난꾸러기

강인호는 눈앞의 소녀를 바라보며 문득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눈썹을 치켜올렸다. “뭐가 그리 웃겨?” 신지은은 정신을 차리고 그의 깊은 눈동자를 마주 보면서도 숨기지 않았다. “갑자기 생각났어. 예전에 우리 셋이 같이 있을 때면 이율이는 항상 갑자기 일이 생겨 중간에 자리를 떠나곤 했잖아.” “혹시 우리한테 기회를 만들어주려던 건 아닐까?” 말을 하며 신지은은 발끝으로 살짝 몸을 들어 올리고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며 일부러 강인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까맣고 반짝이는 눈동자 속에는 마치 작은 여우 같은 장난기가 가득했다. 강인호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무심코 두 손을 그녀의 뒤쪽으로 가져가면서 작은 소녀가 넘어질까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곧 그의 창백한 얼굴에도 홍조가 스며들었다. 가까운 거리와 키 차이 덕분에 신지은의 가운 안쪽이 훤히 보였으니까. “똑바로 서봐. 어... 어서!” 강인호는 신지은을 살짝 밀어 물러서게 했다. 신지은은 그가 부끄러워하면서도 일부러 진지한 척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게만 느껴졌다. 이러니 장난을 안 칠 수가 있겠는가. “인호 오빠,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 혹시 열이 있는 건 아니지?” 신지은은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그의 이마를 만지려 했지만 가녀린 손이 강인호의 큰 손에 잡혀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머리 위에서는 낮고 무심한 목소리가 들렸다. “장난 그만.” 재치 없는 남자 때문에 신지은은 할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알겠어.” 그녀는 손을 거두고 다시 바르게 섰다. 이윽고 단정하게 차려입은 강인호를 보며 조금 전 궁금했던 질문을 다시 꺼냈다. “오빠, 여기 왜 온 거야? 약속 있는 거야?” 강인호는 장난기가 섞인 신지은의 눈동자를 마주 보며 잠시 굳었다가 곧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갑자기 약속 생겨서 왔어.” “아... 약속? 나는 오빠가 누가 나를 해치려는 걸 알고 특별히 도와주러 온 줄 알았는데.” 신지은은 입술을 삐쭉 내밀며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강인호는 그녀의 분홍빛 입술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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