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내가 여자친구, 미래의 아내가 될 거야

“네 말이 맞아. 사실 나 너 찾으러 온 거야.” 남자의 허스키하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복도에 울렸다.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낸 탓일까. 그의 말은 점점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김호영이 내게 알려주더라. 손아영이 또 민유한이랑 짜고 네 술에 약을 넣었다고. 그래서 걱정돼서 직접 와서 확인하려고.” 강인호가 직접 걱정했다고 말하자 신지은의 귀여운 얼굴에 금세 화사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적극적으로 팔을 뻗어 강인호의 허리를 감싸안고 머리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알고 있었어, 인호 오빠. 걱정할 필요 없어. 나 이제 걔네한테 당하지 않아. 오히려 이번엔 내가 역으로 함정을 판 거지!” “응, 잘했어!” 강인호는 손을 들어 신지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애정을 담았다. 신지은은 그 기분을 즐기며 눈웃음을 짓더니 뭔가 떠오른 듯 진지한 눈빛으로 강인호를 바라보며 이어 말했다. “인호 오빠, 이미 왔으니 오늘 밤 여기서 머무르는 게 어때? 내일 아침에 같이 피날레 보러 가자.” 소녀의 눈동자가 반짝이는 걸 보자 강인호는 거절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와! 그럼 인호 오빠, 같이 온천 하러 가자.” 신지은은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그를 끌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동안 그녀는 휴대폰으로 호텔 직원에게 연락해 커플 전용 온천 방을 준비하게 하고 이어 최이율에게도 메시지를 보내 자신이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알렸다. 모든 준비를 마친 후 그녀가 휴대폰을 넣자 강인호는 멍하니 신지은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은 깊고 끝을 알 수 없는 호수처럼 고요하지만 그 안엔 셀 수 없는 비밀이 숨겨져 있는 듯했다. 신지은은 눈치 보며 물었다. “인호 오빠, 왜 그렇게 나를 바라봐?” “커플?” 강인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짧게 되물었다. 신지은은 잠시 멈칫하다가 턱을 들고 말했다. “그래, 커플. 내가 잘못 말했어? 아니면 키스 한 번 하고 책임지기는 싫은 건가?” 말을 하며 그녀는 몸을 앞으로 기울여 남자를 벽으로 몰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