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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이것은 그의 매력을 증명하는 것이어야 했다. 하지만 이 순간 그는 안유정이 그런 이유로 자신을 떠났다는 사실이 얼마나 굴욕적인 일인지 뒤늦게 깨달았다. 여경은 퉁명스럽게 되물었다. “그쪽이 바람을 피워서 아내가 집을 나간 건가요?” 백승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때마침 낯선 전화 한 통이 걸려 와 안유정의 연락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로펌의 변호사라고 주장하는 남자였다. “백승우 씨 되십니까? 전 안유정 씨 담당 변호사입니다. 할 얘기가 있는데 지금 시간 괜찮으십니까?” “그럼요. 바로 갈게요!” 백승우는 경찰에게 설명할 겨를도 없이 다른 할 일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최대한 빨리 차를 몰고 달려갔다. 한시라도 빨리 변호사를 만나 안유정이 돌아올 수 있게 설득할 생각으로 신호위반을 수없이 하고 행인들의 욕설도 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런데 변호사가 이혼 합의서를 건넸다. 백승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무실 주변을 둘러보면서도 다급하게 물었다. “안유정은요? 왜 날 만나지 않는 거죠? 할 말이 있으니까 바로 나오라고 해요!” “죄송하지만 그건 안 됩니다. 안유정 씨는 여기 없고 이미 이혼에 관한 모든 걸 저희 로펌에 맡겼습니다. 선생님께서 의견이 있으시면 저에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변호사가 이혼 서류를 들고 있던 손을 위로 들어 올려서야 남자는 그제야 그것의 정체를 확인했다. 백승우의 얼굴은 순식간에 험악해졌고, 그는 종이를 받아 흘깃 쳐다보더니 곧바로 합의서를 갈기갈기 찢은 다음 힘껏 들어서 사방에 던지고는 이를 갈며 말했다. “난 절대 이혼할 수 없어!” 그는 붉어진 눈으로 강조했다. “내가 조금 잘못하긴 했어도 세상에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어? 이미 잘못한 걸 알았고 원하지 않으면 다시는 그 여자가 싫어하는 사람 안 만날 거야. 그럼 되잖아.” 안유정은 그를 너무나도 사랑하니까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분명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변호사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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