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소은하는 비서실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도록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 표정이 어두워진 조민서가 하이힐을 신고 또각또각 걸어오는데 소은하가 얼른 문을 닫더니 문에 등을 기댄 채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웃었다. 나는 그런 소은하를 보며 어이가 없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언제부터 그렇게 유치했어?”
“나 쭉 이렇게 유치했는데.”
소은하가 말했다.
“두 연놈이 작정하고 너 괴롭히는데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있나.”
나는 소은하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
“그래. 너밖에 없다.”
나는 소파에 앉아 최근 업무 계획을 확인하며 이렇게 물었다.
“내 사표는 도대체 언제 수리하는 거야?”
소은하가 말했다.
“박윤성은 널 놓아주지 않을 거야. 인사에 지시한 것 같던데? 조금 더 지켜보다 출근하게 재촉하라고.”
나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나랑 조민서 다 옆에 남겼다가 전쟁이라도 나면 어떡하려고 그러지?”
소은하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나를 바라봤다.
“너 이제 조민서와는 조금도 엮이기 싫어하는 것 같다? 박윤성이 너 얌전해졌다고 이혼 미룰까 봐 걱정이다.”
나도 그건 무서웠기에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조민서랑 엮이면 체면 떨어지니까 당연히 싫지. 안 돼. 무슨 방법이든 생각해서 무조건 박윤성과 이혼해야겠어.”
“그 방법이 뭔데?”
나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내게도 다 방법이 있지. 그건 알 필요 없어. 너까지 끌어들이진 말아야지.”
내가 쓰려는 방법은 박윤성의 체면을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거라 좋기는 소은하를 제외해야 했다. 소은하가 멈칫하더니 뭔가 생각났다는 듯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설마 바람이라도 피우게?”
내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그럴 용기가 어디 있냐? 그건 너무 모험적이지.”
다만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필요했다. 박윤성도 내가 겪었던 아픔을 겪고 다른 사람에게 조롱당하는 게 어떤 기분인지 느끼게 해야 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 뒤로 인사에서 내 출근을 재촉했다. 나는 이런 상황이 너무 어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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