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화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녀는 6년 동안 어리석었고 수많은 잘못을 저질렀다.
그녀에게 진심을 다했던 이들, 소중히 여기던 사람들 모두가 그녀로 인해 상처 입고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지금, 심민아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 앞에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예쁘지만 불안하게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를 보며 임미정의 마음도 조용히 조여들었다.
임미정은 가볍게 웃으며 손끝으로 심민아의 이마를 콕 눌렀다.
“무슨 헛소리야? 우리가 어떤 사인데, 네가 나한테 상처를 줄 리가 없잖아.”
열여덟 살의 심민아는, 임미정 눈가에 스친 어두운 그림자를 알아채지 못했고 안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행이야.”
그날 이후로 심민아는 매일같이 유영호의 집을 찾았다.
하지만 결과는 늘 같았다.
그녀가 가져온 선물은 문밖으로 내던져졌고 유영호는 단 한 번도 그녀를 만나주지 않았다.
어느 이른 아침.
회사로 출근하려던 박진호는 막 외출하려는 심민아와 마주쳤다.
“또 유 이사네 댁에 가?”
“응.”
“나도 마침 나가는 길인데 데려다줄게.”
그때, 아들 박지훈이 찌푸린 얼굴로 끼어들었다.
“아빠, 같은 방향도 아니잖아. 오늘 회의하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수연이 갑자기 뛰어나와 오빠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끌고 나갔다.
“오빠, 나 모르는 문제 하나 남았어! 좀 알려줘!”
차는 한참을 달려 유영호의 집 앞에 멈춰 섰다.
심민아는 차에서 내려 깊은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잡고 문을 두드렸다.
가정부는 그녀를 보자마자 익숙한 듯 입을 열었다.
“죄송하지만 사장님께서는 더는 만나지 않겠다고 하셨어요...”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크고 단단한 실루엣이 심민아 앞을 가로막았다.
가정부의 태도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어머, 박 대표님! 어쩐 일로 오셨어요? 안으로 들어오세요!”
박진호는 심민아의 손을 자연스럽게 끌어 팔짱을 꼈다.
“아저씨께 전해주세요. 제가 아내랑 같이 인사드리러 왔다고요.”
가정부는 믿기지 않는 얼굴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 이내 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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