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8화
클럽 바 1층.
붉은 조명이 어지럽게 쏟아지고 귀청을 찢는 음악 사이로 술과 탐욕의 기운이 뒤엉켜 공기마저 탁해졌다.
쾌락과 타락이 넘실대는 이 공간에서 무대 위는 단연 시선의 중심이었다.
밍크코트를 걸치고 선글라스를 낀 한 남자가 비키니를 입은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여자들은 그의 무릎 아래 무릎을 꿇고 앉아 똑바로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가 손에 든 술잔을 기울이자 술이 뚝뚝 떨어졌고 여자들은 그것을 입으로 받아마셨다.
술을 받아먹은 여자는 바로 일어나 자신의 입에 머금은 술을 그대로 남자의 입에 흘려 넣었다.
남자는 쾌감에 흡족한 듯 껄껄 웃으며 두툼한 지폐 다발을 그녀들의 가슴 속에 마구 쑤셔 넣었다.
“오늘 밤 전부, 내가 쏜다!”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천장에서 수북한 현금다발이 우수수 쏟아졌다.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아 지폐를 줍기에 바빴다.
그 남자는 다시 소파에 기대앉아 다른 재벌 집 도련님들과 함께 그 광경을 즐기고 있었다.
“황 형, 저거 봐요. 진짜 거지들 같지 않아요? 하하하!”
“오늘 여기에 새 얼굴들 많이 들어왔다던데요? 늘 하던 대로 황 형 먼저 고르세요. 고르고 나면 우리도 차례로...”
“어, 저기 봐봐. 저 여자, 처음 보는 얼굴 아니야? 진짜 예쁘다... 와, 저 정도는 반칙이지.”
남자들의 눈은 마치 사냥감을 발견한 짐승 떼처럼 일제히 심민아 쪽으로 고정되었다.
한편, 심민아는 짜증이 폭발 직전이었다.
이딴 분위기에 술 냄새와 땀 냄새가 뒤섞인 이런 공간을 좋아할 리가 없었다.
게다가 더 짜증이 나는 건 연락도 안 되는 우상혁이었다.
“여기에 있다는 말만 던져놓으면 나보고 어떻게 찾으라고!”
짜증을 억누르며 사람들 사이를 헤쳐 나가던 그 순간, 누군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오늘 밤의 행운녀는 바로 너야.”
밍크코트를 입은 남자, 황민욱이었다.
심민아는 거추장스러운 패션에 눈길 한 번 주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내뱉었다.
“비켜. 감히 내 길을 막아? 뒤지기 싫으면 꺼져.”
욕설에 가까운 말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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