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진이서는 그 말이 너무 황당해 귀를 의심했다.
“집으로 가자고? 이준서. 내 집은 여기야. 우리 사이는 진작 끝났고. 그런데 집에 가자니?”
진이서가 칼 같게 선을 긋자 이준서는 더는 참을 수 없어 앞으로 성큼 다가가 안도혁을 가리키며 분노에 찬 말투로 말했다.
“저놈 때문이야? 기생오라비 같은 놈 때문에 나를 배신하겠다고? 내가 줄 수 있는 거 저놈은 줄 수 있대?”
심한 말에 진이서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한숨을 푹 내쉬며 뭔가 말하려다가 이준서의 상황을 떠올렸다. 환자고 아프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이 온갖 사랑과 정성을 다 쏟으며 챙겨주는 바람에 이준서는 점점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되었다.
다만 진이서는 이제 그럴 생각이 없었다.
“이준서. 이혼한 지가 언젠데 배신이라고 할 수는 없지.”
진이서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한마디 보충했다.
“이 사람은 기생오라비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고 누가 뭐래도 변하지 않을 내 남자 친구야.”
옆에 서 있던 안도혁은 이 말을 듣고 입꼬리가 올라갔다. 안도혁의 희열과는 반대로 이준서는 이 상황을 조금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걷잡을 수 없는 초조함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진이서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후자가 비켜서는 바람에 허탕을 치고 말았다. 앞에서 뻔히 보고 있는데 서로에게 아주 자연스럽게 친밀감과 신뢰를 드러내는 두 사람이 너무나 조화로워 이준서는 눈시울이 빨개졌다.
“이서야. 이유가 뭐야? 너를 먼저 알고 지낸 것도 나고 결혼한 것도 나고 20년 넘게 함께 생활한 것도 난데 왜 나를 버리고 떠난 거야?”
진이서는 이 말의 내용보다도 이준서가 이제는 이렇게 유창하게 이렇게 많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다만 내용을 듣고 그저 소리 없이 웃었다.
“이준서. 우리 함께 한 시간이 많은 건 알아.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진이서는 그제야 이준서를 똑바로 바라봤지만 거리감이 느껴지는 눈빛은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만 같았다.
“이준서. 나를 밀어낸 사람은 너잖아. 나는 원하는 대로 너에게, 그리고 나에게 자유를 돌려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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