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이준서는 결국 돌아갔다. 혼자 쓸쓸하게 호텔로 들어가자니 마음이 너무 괴로웠고 원하는 게 도대체 뭔지도 알 수 없었다.
“이준서. 나를 찾아온 이유가 뭔지는 알아? 너만 바라보면서 너를 맞춰줄 사람이 필요한 거라면 이씨 가문에 잘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 중에 아무나 찾으면 되잖아. 나는 돌아갈 생각 없어. 이제 내 삶을 살 거니까 힘 빼지 마.”
진이서의 말이 자꾸만 귓가에 맴돌았다. 어둠이 내리자 생각의 굴레에 빠져 헤어 나오기 힘들었다. 이준서는 고개를 들어 칠흑 같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듬성듬성 보이는 별로는 하늘도 음침한 마음도 밝게 비춰줄 수 없었다.
‘나만 바라보며 나를 맞춰줄 사람이 필요한가?’
그건 아니었다. 진이서가 좋아서였지만 진이서는 그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나를 좋아한다고? 네가 나를 좋아하면 내 앞에 불쑥 찾아와서 명령조로 돌아가자고 해도 되는 거야? 이준서. 좋아하는 만큼 존중해야 한다는 거 몰라? 네가 좋아한다 해서 내가 너의 소유물이 되는 게 아니라고.”
이준서는 반박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 존중인지 뭐가 진정한 사랑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준서는 원하는 게 있으면 그것이 얼마나 구하기 어렵든 불문하고 누군가는 앞에 대령해 줬다. 이렇게 좌절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편, 이준서를 돌려보낸 진이서와 안도혁은 꽃방을 닫고 나란히 집으로 걸어갔다.
꽃밭은 매미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안도혁은 진이서의 손을 잡았다가 차가운 감촉을 느끼고 티 나지 않게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해. 이서야.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이해가 부족했나 봐. 앞으로는 더 팍팍 밀어줄게.”
안도혁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사과했다.
진작 과거에서 헤어 나온 진이서는 이 말에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네가 나 챙기는 거 알아.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가게 일이 바쁠 때는 행동으로 다 보여.”
안도혁의 도움이 없었다면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진이서는 이곳에 발을 붙이기도 힘들었을 텐데 꽃방은 더 상상하기 힘들었다. 투자한 자금으로 지분을 따진다면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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