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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최근 우렁 마을의 발전은 매우 신속했다. 여행객을 모으기 위해 많은 커피숍과 레스토랑이 대거 생겨난 덕분에 이성범은 꽃방에서 나와서도 갈 곳을 찾을 수 있었다. 만남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한 커피숍, 커피 한 잔을 주문한 이성범은 5년 사이 몰라보게 달라진 진이서를 보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이준서가 불쌍해 진이서를 미워하며 홀대하는 걸 눈감아주지 않았다면, 5년 전 진이서가 떠나려고 했을 때 그렇게 흔쾌히 수락하지 않았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이성범은 앞뒤가 꽉 막힌 이준서든 억울함을 참다못해 떠나버린 진이서든 그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어 속으로 감탄했다.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 “내가 이렇게 불쑥 찾아온 이유는 너도 어림짐작해서 알겠지.” 이성범이 뜸을 들이더니 카드 한 장을 건네며 말을 이어갔다. “나도 너를 방해할 생각은 없었는데 저번에 준서가 너를 만나고 온 뒤로 쭉 의기소침해 있어서 말이야. 너도 알잖니. 이씨 가문에 손주는 준서 하나라는 거. 그래서 어릴 적부터 온갖 정성을 다 쏟아부었어.” 진이서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이성범의 편애가 아니었다면, 이성범이 자신을 담보로 걸지 않았다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는 이준서가 시안 그룹 후계자 자리에 앉을 일도 그 자리를 지금까지 지킬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성범이 진이서를 이씨 가문에 데려온 것도 자기가 세상을 뜨면 이준서를 챙길 사람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보모 겸 신붓감으로 데려온 것이었다. 다만 이성범은 이준서가 손주라 신경 쓰일지 모르지만 진이서는 아니었다. 하여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며 이성범이 말을 이어가기를 기다렸다. “이제 이혼한 사이고 앞으로도 엮일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준서가 힘들어하는 걸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더구나. 준서는 너 좋아해. 그래서 이 할아비가 염치를 무릅쓰고 이렇게 찾아온 거야. 카드에 20억 넣었다. 이 돈은 그동안 받은 억울함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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