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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여론 영향

민지환은 결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지금의 사태가 이세희와 무관할 리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정말 이세희와 아무 관련이 없다면 구재이가 그런 말을 할 이유가 없었다. 깊은 피로감에 휩싸이는 것 같았다. 한쪽에는 여동생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이세희가 있었다. 두 사람은 늘 민지환 예상 밖의 방식으로 문제를 만들어내며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멀쩡하던 일이 이렇게까지 꼬일 줄은 그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러니 이제 반드시 밝혀야 했다. 자신과 구재이가 결혼했던 그 수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지연이든 세희 씨든 엄마든... 다들 내 결혼생활 속에서 각각 어떤 역할을 했던 거지?’ ... 한편, 구재이는 인터뷰를 마친 뒤 곧바로 회사로 돌아왔다. 회사에 들어서보니 사람들의 시선이 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아침의 그 사건이 이미 회사 전체에 소문이 퍼졌다는 건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기자들이 하루 종일 현관 앞을 지키고 있었으니 직원들이 모를 리가 없었다. “드디어 왔네! 너 모르지, 아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회사 사람들 뒤에서 네 얘기 엄청 하고 있어. 이혼한 주제에 회사를 다닌다느니, 기자들이 몰려온 게 너 때문이라느니 별말 다 나오고 있다고.” “지금은 아예 너랑 정한 오빠 사이가 수상하다고까지 얘기해. 그게 아니면 어떻게 이런 회사에 들어올 수 있었겠냐면서.” 주리아는 구재이의 손을 잡고 급히 휴게실로 끌고 들어갔다. 그러고는 주변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작은 목소리로 방금 들은 것들을 쏟아냈다. 사무실 안은 고요했고 직원들은 고개를 숙인 채 각자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 얘기를 다 들은 구재이는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 “당연히 뒤에서 험담하겠지. 그런데 생각보다 재밌게들 꾸며내네. 알았어. 그런데 넌 여기 웬일이야?” 왜 회사에 오게 됐는지에 관한 질문을 받자 주리아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이내 입을 삐죽 내밀며 툴툴거렸다. “다 너 때문이지 뭐! 네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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