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화 인형
임봄은 어느 한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구재이도 시선을 돌려 그곳을 본 후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자신들이 왜 여기에 온 건지 굳이 설명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열정적인 팬을 만난 것만으로도 두 사람은 기분이 좋았다.
자리를 확인한 두 사람은 곧장 원래의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발길을 돌렸다.
여기서 열리는 행사는 당장 손쓸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없었다.
둘은 한 바퀴 돌아보며 상황을 살폈다. 특별히 큰 문제는 없었지만 오늘은 상황이 워낙 특수하다 보니 처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그래도 이런 날이니만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오히려 더 미리 준비해야 했다. 만약 감당 못 할 문제가 생긴다면 그야말로 큰일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현장을 둘러본 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오늘 확인한 모든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회의에서 보고하기 위해서였다.
오늘은 특수 상황이니 넘어간다고 해도 평소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하는 의문이 남았다.
“이번 공연 행사가 세 시간쯤 된다는 것 같던데... 그 뒤에 바로 회의를 한다니. 이거 너무 시간이 빡빡한 거 아니야?”
주리아는 중앙 무대를 힐끗 보았다. 임시로 세워진 무대 위에서 구한별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한 소절 한 소절마다 팬들이 파도처럼 환호하며 열광했다.
이 광경만 보아도 구한별이 사람들 마음속에 얼마나 큰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구재이는 잠깐 무대를 보다가 곧 시선을 거두며 속으로 오빠를 투덜거렸다.
“됐어. 신경 쓰지 마. 저 꼴을 보니까 그냥 겉멋 든 나비 같아.”
구재이의 가차 없는 평가에 주리아는 옆에서 깔깔대며 웃었다.
“네 오빠가 지금 무대에 있으니까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네 말을 듣고 벌써 득달같이 달려들었을 거야.”
구재이는 어깨를 으쓱였다. 지금이니까 이런 소리를 할 수 있었다. 만약 그녀가 이런 소리를 했다는 걸 오빠가 눈치챈다면 그땐 꿀 먹은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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