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그렇다면 둘이 키스해 봐. 하면 내가 믿을게.”
김희숙이 손뼉을 치며 신나게 부추겼다.
“맞아, 한번 해. 고모도 좋은 구경 좀 하게.”
여옥빈도 옆에서 부추기자 원래는 아주 차분했던 온나연이 여경민을 재빨리 흘깃 쳐다보며 저도 모르게 긴장했다.
긴장한 이유는 이미 여경민과의 관계를 정리했기에 그가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낯선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낯선 남자와 손잡는 것조차 이미 한계에 이르렀는데 입을 맞추는 건 못할 것 같았다. 여경민은 더더욱 못할 테니 그렇다면 두 사람의 진짜 관계가 들통날 게 뻔했다.
“그래요.”
여경민은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듯 온나연을 바라보며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
“근데 아시다시피 제 아내가 부끄러움이 많아서 사람들 앞에서 차마 그러지 못해요.”
온나연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여경민을 바라보며 이 자식이 또 무슨 짓을 하려고 헛소리하는 건지 의구심이 들었다.
여경민은 온나연의 눈빛에 담긴 의문을 무시한 채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컵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는 일어나 온나연 앞으로 걸어가서 여자와 두 눈을 마주했다.
“내가 다정하게 할게.”
애매한 분위기가 아침 안개처럼 짙게 깔리며 서서히 퍼져 나갔다. 김희숙과 여옥빈, 심지어 옆에 있던 도우미까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음 전개를 궁금해했다.
“뭐 하는...”
온나연이 뒤로 물러서며 여경민에게 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려는데 여경민은 이미 몸을 숙여 그녀의 작은 턱을 감싸고 진지하게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헉!”
젊은 도우미 중 한 명이 참지 못하고 깊게 숨을 들이쉬며 침을 꿀꺽 삼켰다.
‘차가운 대표님과 법의관 아내의 애정행각이라니, 아주 보기 좋네.’
“읍!”
온나연은 온몸이 경직된 채 여경민과의 스킨십이 불편했지만 김희숙이 의심할까 봐 남자를 바로 밀쳐내지 못했다.
그게 여경민의 눈에는 그에게 맞춰주고 심지어 적극적으로 응하는 걸로 보여 눈을 갚고 더 깊게 입을 맞추었다. 마치 정식으로 만나기 시작한 날 아침에 나눴던 키스처럼.
‘이건 너무 하잖아.’
온나연은 속으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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