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8장
슉.
허공이 마치 수면처럼 일렁이더니 이내 한 사람이 그 속에서 불쑥 나타났다.
이천후는 깜짝 놀랐다. 공간을 다룰 수 있는 존재라니, 이건 대능자였다.
그런데 눈앞의 사내는 젊어 보였다. 겉모습만 보면 이십 대 초반 정도 같았지만 수련계에서 나이는 얼굴로 가늠할 수 없는 법이었다.
금빛 새끼 사자도 어리게 보인다고 해서 진짜 어린 건 아니지 않은가? 그놈은 몇 번이나 윤회를 거듭한 늙은 요괴였다.
그보다 이 대능자의 차림새가 심히 특이했다. 붉은 머리칼에 왼쪽 귀에는 기묘한 디자인의 흰색 귀걸이를 달고 있었다. 얼핏 보면 어떤 요수의 뼈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거기에 짐승 가죽으로 만든 옷, 가죽 장화, 허리춤에는 한 자루의 도검까지. 어떻게 봐도 산적이 따로 없었다.
게다가 외모는 제법 준수했다. 매력적인 눈매를 가졌으나 눈빛에는 가벼운 장난기와 건들거리는 기색이 가득했다.
전반적인 분위기까지 합쳐 보면 그냥 떠돌이 불량배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이런 차림과 기질을 가진 대능자가 있을 리가 없는데?’
그런데 이 사내는 빛나는 두 눈을 반짝이며 이천후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어쩐지 그 눈빛이 탐욕스러워 보인다.
이천후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그가 무슨 목적을 가지고 다가오는지 살폈다.
하지만 아직 묻기도 전에 그 건들거리는 청년이 다짜고짜 다가오더니 한껏 반가운 얼굴로 말했다.
“안녕, 만나서 정말 반가워! 처음 보자마자 난 네가 세상에 둘도 없는 절세 천재라는 걸 알았어! 마침 나한테 대박 사업 하나가 있는데 일손이 좀 부족하거든. 네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데 넌 어때? 내 팀에 들어와서 한탕 크게 벌이지 않겠어?”
이천후는 어이가 없었다.
‘이건 누구야? 불쑥 나타나 친한 척하면서 사업을 같이 하자고?’
그런데 목소리를 듣자니 어디서 많이 들어본 느낌이었다.
이천후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청년은 히죽 웃으며 다시 말을 걸었다.
“요즘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세 성녀 알아? 천선파의 조민희, 만성 성지의 태연 성녀, 그리고 천극해의 고대 성녀 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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