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8장
“왜 내가 감히 널 못 죽인다고 생각하는 거야? 너 혹시 네 목숨이 다른 이들보다 더 귀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천후는 기정진을 발로 짓누르며 냉소를 지었다.
“마침 잘 됐네. 난 강자에게는 굽히지 않고 약자를 업신여기지 않거든. 하지만 유독 귀족 행세하는 놈들을 죽이는 걸 좋아하지!”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천후의 눈빛이 싸늘함에서 살기로 바뀌었다. 그는 오른발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눈부신 황금빛을 뿜으며 하늘을 떠받치는 거대한 황금 기둥처럼 변했다. 그리고 그것은 대지를 뒤흔드는 압도적인 힘을 담아 기정진의 머리를 향해 무섭게 내려찍혔다.
이천후의 기세를 보면 망설임 없이 기정진의 머리를 박살 내 목숨을 끊을 기세였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이들은 경악했다. 기정진은 강력한 배경을 지닌 인물이었다. 그런데도 이천후는 그 배경을 전혀 개의치 않는 것인가?
바로 그때 허공에 한 줄기 부드러운 바람이 일었다. 아니, 그것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었다. 마치 머리카락 한 올처럼 가느다란 검기가 부드러운 바람처럼 흘러왔다.
그 미세한 검기는 너무도 가볍고 연약해 보였지만 이천후는 순간적으로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피부에 돋아난 털들이 한순간에 곤두섰다. 강렬한 위험이 다가온다는 본능적인 경고였다.
찰나의 순간 이천후는 그 실처럼 가는 검기를 감지했다. 번개처럼 빠른 반사 신경으로 그는 즉시 오른발을 거두고 옆으로 몸을 날려 피했다. 간발의 차로 그 검기를 피한 것이다.
만약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그의 다리는 단번에 잘려 나갔을 것이다.
“누구야?”
이천후의 표정이 엄숙해졌다. 그는 날카롭게 주변을 살폈다.
방금 그 검기를 보낸 이는 보통의 고수가 아니었다. 단 한 줄기의 검기로도 산처럼 무거운 압박감을 주는 절대 강자였다. 그의 실력은 분명 이천후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이천후가 말을 끝내자마자 한 그림자가 깃털처럼 가볍게 허공에서 내려왔다. 그가 착지하는 순간 주변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고요해졌다.
그의 용모는 그의 행동만큼이나 평범했는데 인파 속에 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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