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91장
이천후는 당연히 그저 눈뜨고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막 뛰어들 준비를 하던 찰나 쾅 하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옥함을 중심으로 주변의 허공이 갑자기 폭발하듯 갈라지더니 그 틈에서 불길한 붉은 기운을 머금은 거대한 그림자가 번개처럼 튀어나왔다.
그 그림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뜨거운 기운을 내뿜으며 공작과 그 일행을 순식간에 뒤로 날려버렸다.
그 모습을 본 이천후 역시 공격을 멈췄다.
그것은 전신이 어두운 붉은색을 띠는 거대한 뱀이었다. 길이는 수십 장, 두께는 마치 물통만 했으며 온몸에서 공포스러운 불꽃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 거대한 불사는 마치 붉은 산처럼 땅에 몸을 틀어 감고 있었고 현청보주가 들어 있는 옥함은 바로 그 불사의 몸 아래 깔려 있었다.
불사는 등불만 한 크기의 핏빛 눈을 번뜩이며 불청객인 금우와 공작을 노려보았다. 그 눈엔 살기가 가득했고 넘치는 위압감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이 정도 크기라면... 혹시 ‘화사왕’인가?”
금우 성자와 공작 성녀가 눈을 마주쳤고 동시에 얼굴이 굳어졌다. 그들은 이내 입을 다물었다.
이 불사는 단순히 몸집만 거대한 것이 아니라 뿜어내는 기운 또한 무시무시했다. 상대하기 쉽지 않을 존재였다.
게다가 그 눈동자에 담긴 감정은 명백히 인간의 것과 닮아 있었다. 즉 이미 상당한 지능을 지녔다는 뜻이었다.
이천후 역시 그 불사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 녀석은 이미 5급 요수의 정점에 도달했으며 어렴풋이 6급 요수의 기세까지 풍기고 있었다.
이 거대한 뱀은 반보 부대경의 무사와 맞먹는 존재였다. 아직 화령경에 들지 못한 이천후로서는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상대였다.
“진짜 화사왕이 맞는 것 같아. 저 기세를 봐. 거의 6급에 다다른 수준이야. 말도 안 되게 강해...”
금우 성자는 눈앞의 괴물 같은 존재를 바라보며 얼굴빛이 창백해졌다.
공작 성녀는 눈썹을 찌푸렸고 자신과 금우 둘만으로는 이 화사왕을 상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직감했다.
결국 그녀는 명령을 내려 사대 성교의 모든 인원을 소환했다. 집단의 힘으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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