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8장
“거의 다 왔어. 저 앞에 보이는 산봉우리가 바로 그곳이야.”
이천후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저 산봉우리는 바로 현청비경의 결계 지점 중 하나로 이전에 그들이 바깥으로 나올 때에도 이곳을 통해 나왔었다. 지금 현청보주만 있다면 자연스럽게 이 지점에서 비경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는 뒤를 돌아 한 번 훑어보더니 속으로 몰래 기뻐했다.
정탁수는 여전히 다른 이들에게 발이 묶여 있었고 그 때문에 이천후를 제대로 따라붙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야 목숨을 건졌군.’
슉.
이천후는 몸을 번득이며 산봉우리 꼭대기에 올라섰고 곧바로 현청보주를 꺼내 진원을 불어넣었다.
콰아앙.
순간 눈부신 빛줄기가 솟아올라 그의 전신을 감쌌다. 그리고 곧바로 그의 모습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고 현청비경 안으로 진입했다.
공작 성녀 역시 그 뒤를 따라 보주를 발동시켜 함께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몸이 허공을 가르며 질주하고 있었고 마치 공간 자체를 뚫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몇 초 사이 이천후는 몸이 확 가벼워지더니 이내 땅에 착지했다. 발 아래로 단단한 지면이 밟혔다.
“드디어 현청비경에 들어왔군. 정탁수도 따돌렸고.”
이천후는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팽팽히 조여 있던 신경을 겨우 풀어냈다.
콰앙.
곧이어 공작 성녀도 떨어지듯 내려와 그의 곁에 착지하더니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너 첩자 노릇 제법 잘하네.”
이천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공작 성녀의 얼굴엔 웃음기라고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미간을 찌푸리며 냉랭히 말했다.
“이천후, 일수는 이미 네 손에 들어갔어. 이젠 나를 놓아줘야 하지 않겠어?”
“안 돼.”
이천후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의 말투는 한없이 냉담했다.
“지금 널 풀어주는 건 호랑이를 산에 다시 놓아주는 꼴이지.”
그러자 공작 성녀의 얼굴이 확 굳었다.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이천후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날 너무 얕보지 마. 내가 정말 죽을 각오가 없는 줄 알아? 바깥에 아직 정탁수가 있어. 내가 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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