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89장
산림엔 비웃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전신에 황금색 털이 덮인 유인 요괴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들어올렸다.
“하찮은 야산 하나 지키는 들개가 감히 ‘주인’이랍시고 운운하다니, 우습구나. 이런 쪼그만 산 하나 지키면서 무슨 요왕이라도 된 듯 굴어?”
이천후도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남의 말이나 기르고 있는 하찮은 노예 주제에 어디서 설쳐? 네 주인이 와야 내 앞에서 떠들 자격이 있어.”
“이 버르장머리 없는 놈!”
선두에 선 유인 요괴는 이마에 핏줄이 터질 듯 울끈불끈했고 허리에 찬 뼈칼이 쨍 하고 빠졌다.
“우리 주군은 분천원왕이시다! 요역 십방계를 종횡무진하는 절대 무쌍의 천자지존이시라고! 천기 성지의 성녀조차 그분 앞에서는 예를 갖춘다!”
‘분천원왕’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안연철의 눈빛이 움찔 흔들렸다.
그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무진 요역의 젊은 세대 중 손꼽히는 악명 높은 요괴, 그 뒤에 있는 붉은 불꽃 마수 가문은 구천령록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태고의 고대 혈통을 지녔다.
“수장님... 이러다 불마족과는 돌이킬 수 없는 원한이 생길지도 모르겠는데요.”
안연철은 침을 꿀꺽 삼키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놈은 요역에서 악명 높은 살귀입니다.”
이천후는 소매를 가볍게 털었고 눈빛엔 경멸이 가득했다.
“나는 그런 악명 높은 자들을 죽이는 걸 제일 좋아하지.”
“당장 안연철을 무릎 꿇게하고 우리한테 넘겨. 그러면 우리 주군께서 그나마 시체라도 온전히 남기시겠지.”
선두의 유인 요괴가 이빨을 드러내며 뼈칼로 산 정상을 가리켰다.
“귀 아프게 지껄이는군.”
그 말과 함께 하늘을 뒤덮는 푸른 손이 강풍을 몰고 내려왔다.
수십 마리의 유인 요괴가 종이인형처럼 하늘로 튕겨져 나갔고 피가 산 위를 붉게 물들였다.
“감히... 감히 내 수하를 죽이다니!”
유인 요괴 대장은 뼈칼을 땅에 짚고 간신히 버텼다. 그리고 눈에 핏발이 선 채 미칠 듯 노려봤다.
“우리 주군이 이 산을 박살내고 너의 혼을 끌어다 등불 삼으실 거야!”
이천후는 손을 뒤로 하고 바람 속에 서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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