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91장
해가 저물 무렵.
저 멀리서 몇 개의 실루엣이 날아왔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한 명은 마치 붉은 노을에 몸을 담고 있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 흩날리는 긴 치마자락과 폭포 같은 머릿결이 황금빛 노을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다.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던 탁재환과 조상민은 동시에 외쳤다.
“와, 선녀가 강림했어!”
“수장님, 수장님! 선녀가 우리 마을에 오셨어요!”
이천후가 고개를 들어 보니 역시나 또 그 ‘먹보’ 도요 공주였다.
이 먹보는 아까도 고기 구울 때 몰래 와선 한입 하더니 아직 해도 안 졌건만 또 찾아왔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금제를 풀어주었고 다가오는 세 명을 바라봤다. 사슴 뿔처럼 생긴 귀여운 뿔을 머리에 단 공주, 그리고 그녀 옆에 선 무사 기질의 청년과 냉미녀,
“이천후! 나 너 보고 싶어서 일부러 왔어.”
도요 공주는 속눈썹을 깜박이며 말했다. 그녀 머리 위의 뿔이 노을빛에 따라 반짝였다.
이천후는 속으로 웃었다.
‘저 녀석, 밥 때만 되면 정확히 찾아오는구나.’
“분천원왕의 탈것을 네가 잡았다며?”
도요 공주는 시치미를 떼며 슬쩍 물었다.
이천후는 고개를 살짝 돌려 연기를 피우며 끓고 있는 무쇠솥을 가리켰다.
“응, 지금 푹 끓고 있어.”
꽈당.
이때 도요 공주와 함께 온 청년의 검집이 바위에 부딪혀 소리를 냈고 냉미녀의 손수건이 바람에 흘러내렸다. 세 사람 모두 솥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바라보다 턱이 빠질 뻔했다.
이들은 원래 이천후를 말려보려고 온 거였다. 이천후와 기린마 사이의 오해를 풀고 평화적으로 해결해보려 했는데 막상 와보니 그건 이미 물 건너간 얘기였다.
이천후는 바로 고기부터 삶아버렸다. 평화고 뭐고 다 말짱 도루묵이다.
검을 찬 청년의 이름은 진기범인데 도요 공주를 흠모하고 있었고 오늘 그녀를 따라 이곳에 왔다. 냉미녀는 공주의 절친이고 이름은 나다현이었다.
기린마 사건을 들은 도요 공주는 곧바로 이들을 데리고 달려왔다. 그녀는 이천후를 친구라 여겼기에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정리하고 싶었다.
하지만 눈앞에서 진짜 ‘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