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67장
시녀가 얇은 갑옷을 받들고 들어오자 이천후는 아무렇지 않게 카드를 던져주며 비용을 결제했다. 그러고는 방금 낙찰받은 두 물건을 바로 강산대에 넣었다. 나중에 청이에게 직접 돌려줄 생각이었다.
“다음 경매품은 ‘구전패체결’입니다! 요괴 형제님들, 잘 보시죠! 이건 진짜배기 최상급 신체 단련 비법입니다!”
경매사의 외침과 함께 옥상자가 열리자 청동으로 만든 간독이 안에서 울리듯 진동하며 전시대를 덜컥 울렸다.
“시작가는 4품 정수 500근입니다!”
최상급 육체 단련 비법은 요족 생령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워낙 신체 능력이 뛰어난 이들이니 육체를 연마하는 데도 열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반면 인간족에게는 큰 인기가 없었다.
그때 2층 귀빈석에서 솜털로 덮인 팔이 일곱, 여덟 줄기나 튀어나오며 마치 야수 떼가 먹이를 다투는 듯한 고함 속에 가격 경쟁이 시작되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가격은 700근을 돌파했다.
그 순간 최상층 ‘갑’번 방이 요란하게 열렸다. 검은 갑옷을 입은 거대한 사내가 발을 내디딜 때마다 바닥의 현철 벽돌에 거미줄 같은 금이 퍼졌다.
많은 이들이 그 정체를 알아봤다. 요역에서 악명이 자자한 쇄성후 대인이었다.
“800근.”
쇄성후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울려 퍼졌고 무늬가 선명한 목덜미엔 금빛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요족 수십 명이 일제히 목을 움츠리며 입을 다물었다.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정적 속 누구 하나 감히 그 뒤를 잇지 못했다.
잠시 뒤 경매사는 더 이상 응찰이 없는 걸 보고 곧장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그런데 금망치가 허공에 반쯤 들린 상태였을 때...
“팔... 팔백하나!”
고함이 터져 나오며 ‘을’번 방에서 응찰이 울렸다.
순간 시선이 일제히 그 방으로 쏠렸다. 쇄성후의 위세를 정면으로 무시하고 가격을 올린 그 존재에게 모두가 숨을 죽였다. 과연 얼마나 간 큰 자란 말인가.
쇄성후가 번개처럼 고개를 돌리자 그 방의 수정창이 쩍 하고 갈라졌다. 을번 방의 발치에 드리운 문발이 바람에 흔들렸고 곧 안에서 식은땀을 뻘뻘 흘리는 회색 로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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