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70장
“천무후께서 너무 겸손하셨나 봅니다. 저 인간족 무사가 눈이 멀어 감히 쇄성후의 체면도 안 세워주네요. 이번엔 제대로 당하겠는걸요.”
“이용주라...”
쇄성후의 눈빛은 살기를 머금고 있었다. 그가 어디를 가든 모두가 그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런 자는 처음이었다. 게다가 예전에 인간족 친구에게 빌려준 마차도 바로 이 이용주에게 빼앗긴 것이었다.
묵은 원한에 새로 쌓인 분노까지, 쇄성후는 이천후를 당장이라도 찢어 죽이고 싶었다.
콰앙.
쇄성후의 몸에서 광대한 영기가 폭발하듯 일어났다.
그가 오른손을 높이 들고 주먹을 움켜쥐자 몇 장은 족히 될 거대한 영기 장도가 형체를 이뤘다.
그리고 소매를 휘젓는 순간 그 공포스러운 장도는 어지러이 비명을 지르듯 날아올라 창가에 선 이천후를 향해 번개처럼 돌진했다.
“쇄성후가 움직였다!”
관중석에서 놀라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창가에 선 이천후는 싸늘한 웃음을 머금었다. 그의 오른팔에서 찬란한 금빛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상대의 공격을 받아낼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그 순간 이 경매장을 관장하던 음양 성자의 시녀가 하늘을 가르며 솟구쳐 올랐다. 그녀의 입에서 터져 나온 일갈이 공기를 갈랐고 그 힘은 장도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이내 그녀는 쇄성후 앞으로 날아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꾸짖었다.
“쇄성후, 감히 우리 만요산의 경매장에서 손을 쓰다니. 죽고 싶나!”
순간 경매장은 숨소리 하나 없이 가라앉았다. 심지어 용명 신자조차도 만요산의 경매장에서는 함부로 나서지 못했다.
쇄성후가 이번엔 정말 큰일 났다. 그러나 그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허리춤에서 번쩍이는 황금빛 패를 꺼내 들고는 무심하게 말했다.
“음양 성자의 시녀라고 했나? 잘 봐. 이건 적천 성령께서 친히 내게 하사한 면사금패야. 네가 감히 손을 댈 수 있겠어?”
시녀는 그 패를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실제로 적천 성령의 수결이 찍혀 있었다.
적천 성령은 서방 요역에서도 손꼽히는 절대 고수이고 그의 위상은 만요산의 고주와도 동급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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