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73장
“4품 정석 3,000근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은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경매장 안은 폭풍이 지나간 듯 뒤집혔다. 부유하는 부문 문양을 따라 흘러내리는 푸른 칼날의 광채에 모두의 눈동자가 붉게 물들었고 호가 소리는 마치 폭우가 유리 기와를 내리치는 듯했다.
“5,000근!”
환우족 성자의 등 뒤로 빛의 날개가 번쩍이며 펼쳐졌고 그의 외침은 강풍을 몰고 무대 위로 직선처럼 꽂혔다.
청서왕의 콧구멍에서 하얀 김이 두 줄로 뿜어져 나왔다.
“5,100근!”
그가 땅을 내리찍자 두꺼운 굽에서 뻗은 힘에 바닥이 거미줄처럼 금이 갔다.
금빛 난간에 고양이 꼬리가 살랑이며 닿았고 연묘 성녀가 부드러운 웃음소리와 함께 호가를 던졌다.
“7,000근!”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전에 이천후에게 마차를 빼앗겼던 인간족 소년이 벌떡 일어나 테이블을 쳤다.
“7,200근!”
쾅.
을급 전용실에서 갑작스럽게 눈부신 은광이 터지며 터져 나오는 외침은 수정 샹들리에를 덜컥거리게 만들었다.
“10,000근!”
진기범은 막 잔을 채운 영주를 그대로 손에서 흘려 절반쯤 쏟아냈다.
“차 한 모금도 마시기 전에 만근이 됐군.”
“만오천!”
연묘가 가느다란 손가락 세 개를 곧게 세우며 말했다. 그녀의 날카로운 손톱은 빛을 받아 독날 같은 푸른 윤기를 뿜었다.
“2만!”
이윽고 쇄성후의 전용실이 폭발하듯 열렸고 산만큼 거대한 흉폭한 짐승의 몸뚱아리가 드러났다. 칼날은 그 살기에 반응해 스스로 윙윙거리기 시작했다.
청서왕의 두 눈은 충혈돼 있었고 등껍질에는 고대의 문양이 떠올랐다.
“2만2천!”
“서각산이 저당 잡히더라도 저걸 내 손에 넣을 거야...”
“참 대단한 경쟁이로군.”
이천후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그때 인간족 소년이 다시 테이블을 걷어찼다.
“2만5천!”
그의 허리춤에 매달려 있던 옥패가 쨍그랑 소리와 함께 산산이 부서졌다. 그건 목숨 값처럼 아껴두던 비상 자금이었다.
쇄성후는 입을 크게 벌리며 검은 불꽃을 토해냈다.
“4만!”
그 소리는 실체를 지닌 음파처럼 튀어나와 앞줄에 있던 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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