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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5장

“정급 5호 객실에서 2만 근을 외치셨습니다!” 느릿한 목소리가 경매장을 가르며 퍼졌다. 말한 사람은 다름 아닌 이천후였다. 그가 말문을 열자 마치 찬물을 기름 솥에 끼얹은 것처럼 경매장이 와르르 뒤집혔다. 관중들은 목을 길게 빼고 두리번거렸다. 정급 객실이라면 하등석 중 하등석, 완전 구석탱이에 있는 헌 자리다. 그런데 이 인간은 길바닥 자리를 황금 옥좌처럼 앉아 있다니. “이 미친 놈!” 쾅. 쇄성후가 손에 쥐고 있던 옥잔이 산산조각 나며 바닥에 흩어졌다. 조각 틈 사이로 보이는 건 분노에 찬 불꽃 같은 눈빛. “네놈은 개냐? 안 물면 죽기라도 하냐?” 이번에도 그 녀석이었다. 자신을 향한 집요한 견제, 그리고 그 밑도 끝도 없는 오만함. “검사해! 당장 저놈 자금 확인해 봐! 지금 당장!” 쇄성후가 이빨을 갈며 난간을 부여잡고 소리치자 침 튄 자리에 있던 요괴 수련자 하나는 얼굴이 젖을 지경이었다. “저 자식이 진짜 2만 근의 5품 정석을 내놓을 수 있다면 내 이름을 거꾸로 써도 좋아!” 순식간에 경매장은 휘파람 소리로 가득 찼다. 다들 알다시피 ‘자금 검증’은 만요산 경매장에서 심각한 상황에서만 쓰는 규칙이었다. 몇 달 전 등천로에 막 도착했던 날, 코끼리 요괴 하나가 허세로 가격을 불렀다가 어떻게 됐는지 다들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 집행 부서가 만든 전설의 요리 ‘전신 코끼리 스튜’는 아직도 회자될 정도였다. 음양 성자의 시녀는 곧바로 이천후의 방 쪽으로 향했다. 온 시선이 그녀를 따라 움직였고 군중들의 얼굴에는 기대와 조소가 뒤섞여 떠올랐다. 이용주와 쇄성후, 이제는 앙숙이라고 하는 것도 부족할 정도로 철천지원수였다. “하, 이번에도 이용주가 허세를 부린 거겠지. 인간족 무사 주제에 무슨 돈이 있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해. 쇄성후를 골탕 먹이려고 허위 입찰한 거겠지.” “그랬다간 끝장이야. 만요산 경매에서 허위 입찰은 현장에서 목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거든.” 시녀가 이천후 앞에 다다르자 이천후는 아무렇지도 않게 강산대를 꺼냈다. 차르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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