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14장
“죽어라!”
자주색 옷을 입은 소년의 전신에서 봉황 형상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눈동자마저도 두 점의 불꽃으로 변해 살아 움직이는 듯 깜빡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주먹은 용암 같은 뜨거운 열기를 품은 채 폭풍처럼 쏟아지며 이천후를 향해 몰아쳤다.
“좋아, 덤벼 봐. 강한 놈과 싸우는 건 늘 짜릿하지!”
이천후의 양팔에 금빛 문양이 떠오르며 피부 표면은 금빛 강기로 덮였다. 태고의 성체가 봉황의 불꽃 기세와 정면으로 부딪히며 주먹이 주먹을 때릴 때마다 하늘에는 별똥별처럼 불꽃이 튀었고 마치 수천 개의 운석이 폭발하듯 하늘은 화염으로 뒤덮였다.
“죽어라!”
소년의 포효에 불의 바다가 뒤집혔고 두 사람은 완전히 이성을 잃고 피로 물든 격투에 빠졌다.
금빛과 붉은 불길이 뒤엉켜 하늘로 치솟으며 온 하늘을 무지갯빛으로 물들였고 불꽃으로 이루어진 용조차도 기세에 밀려 수십 장 밖으로 밀려나갔다. 이 전투에선 둘 외에 그 누구도 끼어들 틈이 없었다.
화염룡은 기세를 알아채고 조용히 전장의 가장자리에 몸을 틀었다. 상대는 신염산의 ‘분천신화’라 불리는 대신왕의 친조카였다. 이런 인물끼리 싸우는 자리에 감히 섣불리 끼어들었다가는 고깃덩이가 되기 십상이었다.
쾅.
곧바로 소년의 오른다리가 산을 가를 도끼처럼 내려찍혔다. 그러자 공기가 찢기며 폭음이 터졌고 땅 위의 모래와 돌이 날려 올라갔다. 그 일격은 사람의 힘이라 믿기 어려웠고 마치 태고의 야수 한 마리가 미쳐 날뛰는 듯했다.
이천후는 발밑에 어른거리는 검은 안개 속으로 몸을 숨긴 뒤 그림자처럼 몸을 휘돌려 간신히 공격을 피했다. 이어진 회전 발차기에 금빛 광휘가 만 장을 퍼지듯 번졌고 하늘 전체가 유금색으로 물들며 하늘기둥이 땅을 가로지르듯 휘몰아쳤다.
쨍.
곧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울렸다. 소년은 놀랍게도 단단한 근육으로 그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냈고 반면 오른손은 지옥의 망령처럼 이천후의 발목을 틀어쥐었으며 불끈 솟은 핏줄 아래로 사람을 산 채로 찢어 죽이려는 광기가 소용돌이쳤다.
그의 눈에선 핏빛이 번뜩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