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59장
천기 성지의 세 명의 성녀는 각자 입장과 속내가 뚜렷했다.
두 번째 성녀는 동각의 주인이자 만절성녀였다. 그녀는 안연철의 친누나였고 이천후에 대해 악감정이 매우 깊었다.
그녀는 이천후를 마치 천하에 해악을 끼치는 마도처럼 여겼고 무조건 억눌러야 할 사악한 존재로 간주했다.
세 번째는 천기 성지의 여섯째 성녀인데 그녀는 이천후에게 느끼는 감정이 누구보다 복잡했다.
이전에 그녀는 천기 석방에서 이천후와 혈투를 벌였고 그 싸움에서 이천후에게 온몸을 샅샅이 만져지는 굴욕을 당했다.
그 치욕은 그녀의 자존심을 박살 냈고 그 복수심으로 인해 그녀는 만선천서가 이천후 몸에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퍼뜨려버렸다.
그 결과 서부 요역의 수많은 세력이 이천후를 찾아 들끓게 되었고 이천후는 일순간에 세상의 이목과 위험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여섯째 성녀의 마음도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는 이제 이천후를 지존연맹을 견제하는 카드로 활용하고자 했다. 지존연맹은 본래부터 천기 선원의 숙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천기 성지의 세 성녀는 각자의 속내를 품은 채 멀리서 전장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천후의 싸움을 지켜보는 이들은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과거 이천후와 원석 도박을 벌였던 요족의 도련님 대요 황자 또한 이곳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이 이천후와 요광 성자의 일전을 지켜보며 품고 있는 감정도 그 누구보다 복잡했다.
슈우우우...
그때 허공에서 찬란한 황금빛의 화려한 수레가 나타났다. 수레를 끄는 존재는 무려 머리가 아홉 달린 강력한 이수였고 그들의 포효는 하늘을 뒤흔들 만큼 거셌다.
그 수레는 천둥처럼 허공을 갈라 전장을 향해 내달렸다.
“만요산의 봉무 신녀가 오셨어!”
누군가 외치자 관전 중이던 무리들은 일제히 길을 내주면서 봉무의 수레가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늘길을 만들어주었다.
수많은 생령들이 목을 쭉 빼고 눈을 부릅뜬 채 봉무 신녀의 신선한 자태를 엿보려 애썼지만 황금 수레는 눈부신 광채로 감싸져 있었고 정교한 진법까지 더해져 그 누구도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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