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60장
서부 요역에서 계합 성자만큼 악명이 높은 존재도 드물다. 그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재수 옴 붙는 사건이 벌어졌고 지금은 서부 요역의 ‘재앙신’, ‘역신’, ‘염왕의 입’ 같은 별명으로 불리며 그의 이름은 말 그대로 길바닥에 나뒹구는 욕설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가 한 번 나서서 싸움을 말리면 말린 쪽은 거의 다 패가망신했다. 그가 ‘좋은 뜻’으로 나섰다가 목숨을 잃은 자들만 모아도 문파 하나는 세울 수 있을 정도였다.
요즘엔 수많은 생령들이 그를 보면 도리어 피해갈 정도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런데 계합 성자가 오늘도 어김없이 나타난 것이다.
“요광 성자, 내 말 좀 들어보시게. 그대의 인당에 먹구름이 가득하니 이 싸움을 계속하면 큰 화를 입을 조짐이 보이오. 하지만 지금 물러나면 목숨만은 건질 수 있을 것이오!”
쾅.
갑작스런 뇌성 같은 고함과 함께 계합 성자는 검은 구름을 타고 전장 한가운데로 돌진해 들어왔다.
그 말이 끝나자 전장을 에워싸던 수많은 생령들이 동시에 숨을 들이켰고 불타오르던 격전장은 마치 주문이라도 걸린 듯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만큼 고요해졌다.
지금껏 이천후와 목숨을 걸고 싸우던 요광 성자는 얼굴이 시퍼렇게 질려 손에 실린 공격조차 어긋날 뻔했다.
“제기랄! 그 입 닥치지 않으면 내가 먼저 꿰매버릴 줄 알아!”
천추 성자는 분노에 이그러진 얼굴로 이를 갈았다.
“저놈은 속셈이 불순하니 죽어 마땅해!”
그 뒤를 따르던 미혜 성녀는 아예 법보를 꺼내 계합 성자를 향해 날을 세웠다.
“저 망할 놈, 마음속에 칼을 숨겼구나!”
적산의 경홍 성자도 마침내 폭발했다.
그리하여 계합 성자는 순식간에 벌집을 쑤셔놓은 꼴이 되었고 적산 열여덟 명의 성자와 성녀가 일제히 병기를 뽑아 들었다.
그렇게 번뜩이는 살기가 실체로 뻗어 나오며 계합 성자 주변의 공간을 마치 거미줄처럼 금이 가게 만들었다.
그들은 진짜 우르르 몰려가 그를 박살낼 기세였다.
“다들, 진정 좀 하시게!”
절체절명의 순간 천록 성자가 건곤수를 펄럭이며 하늘에서 내려왔다. 계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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